'엽기적인 그녀'가 배우들의 활약 속에 막을 내렸다.
SBS 월화드라마 '엽기적인 그녀'(극본 윤효제/연출 오진석)가 지난 18일 방송을 끝으로 종영했다. 마지막회에서는 혜명공주(오연서 분)와 견우(주원 분)가 사랑의 결실을 맺는 해피엔딩이 그려졌다.
견우가 어릴 적 쓴 글로 인해 혜명의 어머니가 폐위되는 사건이 있었지만 혜명과 견우의 사랑은 막지 못했다. 악인 정기준(정웅인 분)과 그 무리가 처단 당하고 폐비 한씨(이경화 분)가 오명을 벗은 후 혜명은 견우에게 달려가 그럼에도 어쩔 수 없는 사랑을 고백했다. 곧바로 혼인할 것 같았던 두 사람이었지만 혜명은 의술을 배우러 청에 가고 싶다 말했고, 견우는 기다렸다. 혜명이 돌아온 날 두 사람은 서로를 꽉 안으며 사랑을 다시 확인했다.
'엽기적인 그녀'는 동명의 흥행작을 모토로 한 드라마였지만 여주인공이 특이하다고 할만한 성격을 지닌 것 빼고는 영화와는 완전히 달랐다. 여성에게 제약이 많았던 조선이라는 배경에서 혜명은 공주의 신분으로 저잣거리에 수도 없이 나가고 불의의 상황에서는 겁도 없이 누구에게나 달려들었다. 조신함을 강조하던 나라에서 홍어와 술, 닭발을 거침없이 뜯었다. 마지막회에서도 혜명은 의원이 되겠다는 꿈을 실현하기 위해 견우와의 혼인보다 유학을 먼저 택했다. 사극 속 여성 캐릭터로서는 눈에 띌만 했다.
그렇기에 제목이 꼭 '엽기적인 그녀'였어야 했는지는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 혜명의 캐릭터을 반영하는 제목이었지만 극이 흐르면서 엽기적인 면모보다는 어머니와의 생이별을 겪은 상처가 부각되면서 애처로운 면이 더욱 도드라졌기 때문이다.
어쨌든 배우들의 연기력은 훌륭했다. 특히 주역인 주원과 오연서는 극을 이끌어가면서 '하드캐리'했다. 연기력이 뒷받침되는 배우가 대부분이었기에 주원은 조선의 완벽남 견우를 안정적으로 그려냈고, 오연서는 혜명의 엽기적인 성격과 애틋한 감정 연기를 동시에 해냈다. 악역을 맡은 정웅인과 왕 손창민, 욕망에 가득 찬 중전 윤세아 등 주요 인물들도 극을 탄탄하게 받쳤다.
사전 제작 드라마였기에 입김이 나오는 드라마 속 겨울 날씨와 현실의 무더위가 충돌하기는 했지만 현대극이 아닌 사극이었기에 이질감을 줄일 수 있었다. 시청률 면에서도 폭발적이었던 것은 아니나 꾸준히 안정적인 수치를 내면서 고정적인 시청자층을 확보해왔다.
한편 '엽기적인 그녀' 후속으로는 '조작'이 방송될 예정이다.
권수빈 기자 ppb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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