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해양수산청, 저급 유류 사용 등 적발 운항정지
구멍 뚫린 목포신항 보안도 수사
전남 목포해양수산청은 세월호가 거치돼 있는 목포신항에서 규정보다 세 배가 넘는 승선 인원을 태우고 제주항에 입항하다 해경에 적발된 제주선적 화물선 H호(7,089톤)에 대해 운항정지 조치를 내리기로 했다.
목포해수청은 H호를 조사한 결과 그동안 운항과정에서 축발전기고장 등 안전시스템이 엉망인 것으로 드러나 출항항해정지 및 임시 심사증을 회수할 방침이라고 18일 밝혔다.
해수청은 17일 오후 H호를 특별지도 감독한 결과, 정원초과 등 선박안전법을 위반했으며, 저급 유류를 사용하면서 기관실 유성빌지(폐유)를 과다 보유하고 발전기 고장과 기관 및 각종기기 정비기록 유지관리도 지키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복원성자료 본선 미비치 등 안전관리체제가 전반적으로 이행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수청은 앞으로 해상안전 감독관을 파견해 정밀한 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실제로 H호는 첫 출항일이 당초 7일 오후 11시30분이었지만 발전기 고장 등으로 출항하지 못하고, 8일 오전 9시쯤에 출항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H호는 목포~제주간 5~6시간이 소요될 예정이지만 이날은 10시간 가까이 소요돼 안전상 문제점들이 제기되어 왔다. H호 회사 관계자는 “목포~제주 첫 출항이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시험적인 운항을 해 왔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목포해수청 관계자는“H호가 국내 들어오는 과정에서 저급 유류를 사용하면서 엔진과 발전기 등에 연료수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서행할 수 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안전관리체계가 미흡한 H호는 세월호가 거치된 목포신항에서 출항한 사실이 드러나 더욱 충격을 주었다. 세월호의 침몰 원인이 과적, 승선인원 초과, 불법 개조 등 각종 불법행위가 원인이 됐음에도 이런 교훈을 잊은 채 버젓이 불법을 저지른 것이다.
목포해수청 관계자는 “H호 선박회사에 행정처분 등 고발할 계획이며, 목포신항만 보안관리 실태 등은 해경에 수사의뢰 할 예정”이라며“현재 H호는 운항을 해서는 안될 정도로 안전에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제주해양경비안전서는 15일 제주선적 화물선 H호가 최대 승선정원(12명)보다 25명이나 많은 인원을 태우고 제주항에 입항한 사실을 알고 적발했다.
박경우 기자 gw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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