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이 국내 생명보험사 중 처음으로 해외에서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성공했다. 교보생명은 전 세계 투자자를 대상으로 5억달러(약 5,67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고 18일 밝혔다. 신종자본증권은 2021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시행에 대비한 생보사들의 대표적 자본확충 수단 중 하나다.
이번에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은 주식과 채권 성격을 함께 가진 하이브리드 증권이다. 만기는 30년이지만 5년 경과 후 조기상환이 가능한 영구채다. 발행 금리는 미국 국채 5년 만기 수익률 대비 금리 차(스프레드) 2.09%를 가산한 3.95%로 결정됐다. 이는 역대 아시아 보험사 신종자본증권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번 발행에는 270개 기관의 투자자가 공모액의 11배인 54억 달러의 주문을 내며 큰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튼튼한 재무구조와 우수한 해외신용등급으로 투자자들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얻은 것 같다”며 “예상보다 많은 수요가 밀려 좋은 조건으로 발행했다”고 말했다.
해외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신종자본증권 발행은 이번이 처음이다. 해외에서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기 위해선 국제신용등급 획득이 필수인데 국내 생보사 가운데 교보생명이 유일하게 신용등급을 획득했기 때문이다.
교보생명은 세계적인 신용평가사 무디스로부터 3년 연속 A1(Stable) 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A1등급은 무디스 21개 등급 중 다섯번째로 높은 것으로, 삼성전자나 골드만삭스가 이에 해당한다.
한편 교보생명은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보험사의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비율이 약 15%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3월 기준 교보생명의 RBC비율은 235%였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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