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를 하는 아이돌’과 ‘연기돌’은 다르다. 그저 드라마에 출연했다고 ‘연기돌’로 불리지 않는다. 최근 종영한 MBC 드라마 ‘군주’에서 그룹 인피니트 엘(김명수)은 복잡한 감정은 물론 망가지는 모습도 서슴지 않고 선보이며 ‘연기돌’로 인정받았다.
방송은 2개월뿐이었지만 준비 기간을 포함하면 6~7개월 동안 엘은 천민 이선으로 생활했다. 이번만큼 오랫동안 하나의 배역에 집중한 것도 처음인데다가 전 작품과 달리 예능프로그램이나 가수 활동 없이 오롯이 연기에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었기에 엘에게도 특별한 작품이었다.
엘은 “방영 전부터 이번 작품이 기대작이란 얘기를 많이 들어서 내가 열심히 하면 반응이 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아이돌 출신 연기자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이 있다는 건 알고 있다. 나로서는 시청률 등 외부적인 것보다 내가 어떻게 캐릭터를 표현 하는냐가 중요했다. 그래야지 편견도 극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이야기 했다.
고전적인 ‘사극’과 화려한 ‘아이돌’의 조합은 쉽게 떠올려지지 않기 때문에 엘의 캐스팅 소식이 전해지자 일부 시청자들은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제작진 역시 오디션을 다섯 번 본 후에야 엘을 캐스팅을 했다. 이는 그만큼 걱정하는 동시에 믿을 수 있기에 캐스팅 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부담감은 엘이 가지고 가야 했으나 그는 잘된 캐스팅이었음을 증명해 냈다. 선입견을 깬 것 같냐는 질문에 그는 “아직 멀었다고 생각한다. 너무나 훌륭한 선배들이 있다 보니까 보고 배우는 게 많았다. 모니터를 할 때 보면 아쉬웠다. 사실 다시 찍는다고 해도 그 이상의 감정은 안 나올 것 같기도 하지만 아쉬움은 언제나 남는다”라고 말했다.
많은 아이돌들이 연기를 시작하면 가수 활동에서 쓰는 예명 대신 본명을 쓰는 경우가 많다. 앞서 다른 작품에서 그도 김명수라는 이름을 썼지만, 이번에는 ‘군주’에 함께 출연하는 왕 역할의 김명수 배우 때문에 그 이름을 쓰지 않았다. 심지어 이번 작품에서도 초반 왕 김명수가 죽자 기사만 본 일부 시청자들은 엘이 죽었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군주’ 역시 ‘이선’이라는 동명이인에 의해 사건이 벌어지기 때문에 더 재밌는 해프닝으로 기억되고 있다.
이에 엘은 “인물 검색할 때 제일 힘든 것 같다”며 웃었다. 그는 “배우 활동은 김명수로 하려고 한다. 구분 짓고 싶었던 것은 엘이라는 것은 가수로서 이미지가 있는데, 아예 다른 쪽으로 키우고 싶었다. 어떻게 보면 두 쪽 다 시너지가 있다. 내가 ‘군주’ OST를 불렀는데 극에서 보면 천민 이선이 직접 부르는 것이다. 기술적으로 다른 사람이 더 잘 부를 수 있다고 하더라도 내 연기에 내 목소리가 나오니까 감정적으로 더 몰입될 것 같다”고 말했다.
김명수와 엘의 마음가짐은 어떻게 다르냐는 질문에 그는 “같은 사람이라 똑같다. 모든 건 이상향이 있고 목표치가 있다. 목표치가 다를 뿐 마음은 같다. 이번 작품도 그렇고 다음 작품에서도 엘이나 김명수가 아니라 캐릭터로 보였으면 좋겠다”라며 “가수로도 다양한 장르를 소화하고 싶다. 다 잘 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 천민 이선도 욕구가 많아서 어떻게 해서든지 다 해내는데 개인적으로도 그렇다”라고 이야기 했다.
이주희 기자 lee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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