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등 대기업의 올해 하반기 신규 채용 규모가 늘어날 전망이다. 일자리 창출을 핵심 과제로 삼고 있는 정부는 고용을 많이 하는 기업에 각종 인센티브를 주고, 각종 규제를 없애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18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이용섭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 주재로 열린 ‘일자리 15대 기업 최고경영자(CEO) 초청 간담회’를 마친 뒤 “정부의 일자리 창출 정책에 공감하고 있다”며 “하반기 채용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이용섭 부위원장은 간담회에 앞서 인사말을 통해 “좋은 일자리 창출만이 우리가 직면한 청년고용 절벽, 성장 절벽, 인구 절벽의 해법”이라며 “하반기 신규 채용을 늘려 사회적 책임을 다해달라”고 기업인들에게 부탁했다.
구체적인 규모를 밝히진 않았지만 삼성전자는 신규 투자를 늘린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부문에서 채용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총 15조원을 들여 경기 평택시에 단일 생산라인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공장을 짓고, 일부 가동에 들어갔다. 삼성전자의 올해 투자 규모는 작년 25조원보다 크게 늘어 3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투자가 늘어난 만큼 채용 규모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도 중소형 OLED와 대형 LCD 판매 호조로 인력 확대가 필요한 상황이다. 삼성전자의 연간 채용 규모는 1만명 안팎으로 알려졌다.
권 부회장은 “최근 세계 경기가 조금씩 회복되고 있으며, 이럴 때 우리 기업들이 일자리를 가장 많이 창출할 수 있는 것은 적극적인 투자”라며 “지속적인 투자로 일자리를 많이 창출하고 협력사와 상생하겠다”고 말했다.
황창규 KT 회장도 간담회에서 올해 하반기 예정대로 4,000명의 직원을 신규 채용할 계획을 밝혔다. 이는 지난 4월 KT그룹이 올해 새로 뽑겠다고 밝혔던 1만1,000명의 채용 계획에 포함되는 인력이다. KT그룹은 지난 2014년 7,000명, 2016년 1만명, 올해 1만1,000명 등으로 신규 채용 규모를 늘려가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는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한성권 현대자동차 사장, 정도현 LG전자 대표이사, 박한우 기아자동차 대표이사, 여상덕 LG디스플레이 사장, 이갑수 이마트 대표이사,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이사, 황창규 KT 회장,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이용섭 부위원장은 간담회에 초청된 기업이 과거의 자산총액 기준에 따른 재계 순위가 아닌 임직원 숫자 기준으로 정해졌다고 소개한 뒤 “지금은 일자리정책의 ‘골든 타임’이기 때문에 하반기 신규 고용 확대를 비롯해 좋은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 달라는 취지”라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manb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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