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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톺아보기] 외래어 표기법

입력
2017.07.18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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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래어 표기법이 처음 만들어진 때는 1986년 문교부 시절이다. 그 후 네 번에 걸쳐 대상 언어가 추가되어 지금까지 모두 21개 언어에 대한 표기법이 마련되었다.

외래어 표기법에는 우리말의 표기 원칙에 대한 규정인 한글 맞춤법,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과 다른 점이 있다. 앞의 두 규정은 표기 대상이 우리말의 발음인데, 외래어 표기법은 외국말의 원어 발음이다. 그 이유는 외래어 표기법의 탄생 배경에 있다.

외래어 표기법은 하루가 멀다 하게 밀려 들어오는 새 외래어에 대해서 신문, 방송마다 제각각인 표기를 등장시켜 소통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마련되었다. 번역할 수 있는 일반어나 전문어는 응당 최대한 잘 번역하거나 순화하여야 한다. 그러나 인명과 같은 고유 명칭은 번역할 수 없는 것들이기 때문에 원음을 우리말의 소리로 흉내 내서 받아들이고 시간이 흘러 대개 단일한 모습으로 정착된다. 그러나 많은 외래어들이 우리말에 동화되거나 변형되어 정착되기 전에 언론 기사나 각종 출판물에서 당장 일관된 모양으로 표기되어야 했다. 그러려면 일정한 표기 대상과 방식이 마련되어야 한다. 고유명칭인 외래어가 음차 표기되어야 하는 것이라면 그 대상은 원음인 것이 당연하다. 그래서 외래어 표기법은 원음에 기초하면서도 우리의 수용 습관이나 소리 체계 사이의 합리적 대응성을 최대한 반영하고자 하였다. 표기법 내용이 외국어와 우리 글자 사이의 대응표로 되어 있는 것은 해당 외국어의 원음이 그 표기와 일정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해당 표기법이 마련되기 전에 들어와 표기법에 맞지 않게 정착되어버린 것이 있을 수 있다. 이러한 것 가운데 표기 원칙에 맞게 고쳐지기 어려운 것은 관용 표기 존중의 원칙에 따라 그대로 인정된다.

김선철 국립국어원 언어정보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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