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교 한국체대에서 전지훈련 중인 빅토르 안(안현수ㆍ32)이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성적보다 즐기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안현수는 17일 서울 방이동 한국체대 빙상장에서 2시간 동안 진행된 훈련을 마친 뒤 “평창 올림픽이 6개월 정도 남았는데 환경이나 시차 등에 적응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며 “이곳을 졸업한지 10년 가까이 됐는데 시간이 참 빠르게 흘렀다. 어릴 때 훈련했던 장소라 마음이 편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빅토르 안을 필두로 한 러시아 쇼트트랙 남녀 대표팀은 지난 8일 입국해 한국체대 빙상장에서 2주 일정으로 훈련을 하고 있다. 그는 이날 선두에서 이끌며 얼음판을 질주했다. 러시아 선수들은 에이스 빅토르 안의 빠른 질주에 뒤처질까 부단히 속도를 내며 따라붙었다.
목과 어깨 부위에 테이핑하고 스케이트를 탄 빅토르 안은 “여름 체력훈련을 마친 상태라 몸도 힘들고 속도도 잘 나오지 않아, 크게 욕심을 내며 스케이팅을 하고 있지는 않다”면서 “중요한 것은 평창 올림픽이다. 앞으로 치를 4차례 월드컵 시리즈와 1차례 유럽선수권대회를 통해 컨디션을 끌어올릴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러시아 남녀 대표팀을 통틀어 내가 세 번째로 나이가 많다”며 “어린 후배들을 이끌고 모범이 돼야 하는 위치다. 이제 노장 대열에 들어서 체력적으로 힘들지만 더 노력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어 “내가 국제무대 경험이 많은 만큼 후배들과 함께 스케이팅하면서 가르쳐주는 게 더 많은 것 같다”면서 “후배들이 질문해 오면 기꺼이 대답해주고 있다. 내가 가진 기술을 전수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평창 올림픽 목표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빅토르 안은 “선수 생활을 해오면서 좋은 성적을 내면서 부담도 많았었다”며 “평창 올림픽에서는 성적에 대한 부담보다는 즐기면서 타고 싶다”고 말했다.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 한국에 금메달 3개를 안겨주고 2011년 러시아로 귀화한 빅토르 안은 2014년 소치 올림픽에서 3관왕을 차지했다. 그의 금메달은 러시아 쇼트트랙 역대 1호였다.
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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