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보복 후 처음으로 한중 간 전세기 운항을 승인했다. 하지만 실질적인 사드 보복 완화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17일 주중 한국대사관과 항공업계에 따르면 중국 민항국은 최근 제주항공이 요청한 7월 25일과 29일 두 차례의 청주~장자제(張家界) 전세기 운항을 허가했다. 이는 지난 3월 중국의 사드 보복이 본격화한 후 전세기 운항을 처음 허가한 것이자 올해 들어서도 처음이다.
주중대사관 측과 업계는 전세기 운항 허가를 반기면서도 사드 보복 완화 여부에 대해선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한 대사관 관계자는 “완전히 차단됐던 흐름에 변화가 생긴 건 의미 있는 일이지만 아직 한국행 단체여행 중단 조치가 풀리지 않는 등 사드 보복이 완화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 제주항공이 청주~장자제 노선과 함께 신청한 인천~산터우(汕頭) 노선의 전세기 운항은 불허됐다.
이번 전세기 운항 허용이 중국 내부를 다독이기 위한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장자제는 한국 관광객이 많이 찾는 중국의 유명 관광지여서 사드 보복 이후 중국 여행사들과 현지 주민들의 불만이 컸다”면서 “한국을 찾는 중국인 승객이 많은 인천~산터우 노선을 불허한 건 결국 한국 관광객들만 받겠다는 중국 정부의 의도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사드 보복 조치의 일환으로 지난 3월 중순 주요 여행사 관계자들을 소집해 구두로 한국 관광상품 판매 중단을 지시했다. 이후 중국 전역에서 한국행 단체관광이 전면 중단됐고, 제주항공을 비롯한 우리 항공사들이 신청한 중국발 한국행 노선의 전세기 운항은 모두 불허됐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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