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까지 평택 이전 지연으로
세수확보 도시계획 수립 등 차질
美8군 사령관 잔류 연장발언에
범시민대책위 대규모 집회 예고
서울 용산, 경기북부 등 전국에 흩어진 미8군 미군기지를 경기 평택 등으로 옮기는 ‘주한미군 기지이전 사업’이 본격화된 가운데, 최근 미8군 사령관의 ‘미군 동두천 잔류’ 발언에 동두천시 민심이 들끓고 있다.
문제의 발언은 210포병여단의 동두천 잔류시기를 2020년 이후로 또 한번 연기할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토마스 밴달 미8군 사령관은 지난 11일 평택 미8군 사령부 개관식에서 “한국군의 역량이 갖춰질 때까지 210포병여단을 동두천에 잔류시키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동두천 잔류부대 이전 시기에 대해 추상적이고 모호한 표현을 써 210포병여단의 잔류시기를 2020년 이후로 또 한번 미루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발언이 알려지면서 시민단체는 물론 동두천시도 대책마련에 나섰다. 시 관계자는 “210포병여단이 동두천 캠프케이시에 잔류해 세수확보와 도시계획 수립 등 발전계획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며 “대책을 마련중”이라고 17일 밝혔다.
201포병여단 잔류로 지역경제에 미치는 피해도 막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에 따르면 경기연구원은 동두천 캠프케이시 이전 계획지연으로 2020년까지 6년간 지역경제 피해액이 3조67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미군 잔류로 세수손실(연간 396억원)과 도시개발 지연 등의 피해를 액수로 산출한 결과이다.
여기에 1952~2011년까지 미군 2사단 주둔에 따른 추정 피해액 17조4,511억 원을 더하면 피해액이 20조원을 넘어 선다는 것이다.
앞서 동두천시민으로 구성된 ‘미군재배치범시민대책위원회’도 미군 잔류 불가 입장과 함게 정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이번 주에 대규모 규탄집회를 열기로 했다.
당초 동두천에 주둔 중인 6개의 미2사단 기지(면적40.63㎢)는 지난해까지 모두 평택으로 이전하기로 돼 있었다. 그러나 2014년 한미안보협의회(SCM)에서 한국군의 대 화력전 대체능력이 완성되는 2020년까지 제210야전포병여단은 캠프케이시에 잔류하기로 결정됐다.
당시 동두천시와 범시민대책위는 정부의 일방적인 미군 잔류 결정에 미군 차량 등록 지원업무를 중단하거나 시위에 나서는 등 반발했지만, 210포병여단 잔류는 그대로 추진됐다.
시 관계자는 “기진이전 시기에 대한 정확한 규명과 함께 범시민대책위와 향후 대책을 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종구 기자 minj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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