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과 8월은 극장가 최대 성수기다. 주요 투자배급사의 기대작이 매년 관객을 끌어 모은다. 지난해엔 ‘부산행’(NEW)이 흥행을 주도하며 1,156만 관객을 기록했다. ‘인천상륙작전’(CJ엔터테인먼트ㆍ705만명)과 ‘덕혜옹주(롯데엔터테인먼트ㆍ560만명) ‘터널’(쇼박스ㆍ712만명)까지 4대 배급사의 한국영화가 연타석 안타를 날렸다. 4편이 동원한 관객만 3,133만명. 지난해 한국영화 총 관객수(1억1,655만명)의 4분의 1에 해당한다. 이에 힘입어 지난해 7, 8월 관객수가 5,600만명을 찍었다.
올 여름 출격하는 한국영화 기대작은 5편. 미국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2편이 가세해 대격돌을 벌인다. 일주일 간격의 릴레이 개봉을 앞두고 극장가가 끓어 오르고 있다.
첫 타자는 20일 개봉하는 ‘덩케르크’(워너브라더스)다. ‘인셉션’과 ‘다크나이트’ 시리즈, 1,000만 관객을 끌어 모은 ‘인터스텔라’를 만든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신작이다. 2차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 덩케르크 해안에 고립된 40만명의 영국군과 연합군을 극적으로 구출한 실화를 그렸다. 단역 출연자가 1,300여명에 이르고, 덩케르크 작전에 참여한 민간 선박과 전투기까지 동원해 실제 같은 전투 장면을 연출했다.
올 여름 최고 기대작 ‘군함도’(CJ)는 26일 개봉한다. ‘베테랑’으로 1,341만 관객을 동원한 류승완 감독 작품으로, 배우 황정민, 소지섭, 송중기, 이정현 등 호화 캐스팅으로 기선을 잡았다. 일제 강점기 일본 하시마 탄광 강제 징용에 얽힌 아픈 역사에 픽션인 조선인 집단 탈출기를 녹여냈다. 순제작비 220억원으로, 1,000만 관객 이상의 성적을 기대하고 있다. 송중기와 송혜교의 결혼 발표로 분위기가 달아 올랐다.
다음달 2일 또 다른 역사 영화가 관객에 선보인다. ‘군함도’와 더불어 ‘빅 2’로 꼽히는 ‘택시운전사’(쇼박스)다. 5ㆍ18 광주민주화운동을 세계에 알린 독일 언론인(토마스 크레취만)과 그를 태우고 광주로 향한 택시운전사(송강호)의 이야기를 담았다. ‘설국열차’부터 ‘관상’ ‘변호인’ ‘사도’ ‘밀정’까지 연달아 흥행시킨 송강호의 티켓 파워가 이번에도 통할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순제작비 120억원에 손익분기점 400만명이다.
역사 블록버스터는 여름 극장가의 흥행 코드가 됐다. 2014년 ‘명량’(1,761만명)과 2015년 ‘암살’(1,270만명), 지난해 ‘인천상륙작전’ ‘덕혜옹주’ 등이 잇따라 성공하면서다. 역사 영화 흥행 신화가 이어질지 것인지는 올 여름 극장가의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다.
다음달 9일 출격하는 코미디 영화 ‘청년경찰’(롯데)은 체급은 상대적으로 낮지만 만만치 않은 ‘복병’으로 꼽힌다. 하정우 주연작 ‘신과 함께’의 개봉이 겨울로 미뤄지면서 개봉 일정이 당겨졌는데, 내부 시사회에서 “기대 이상”이라는 반응이 나왔다고 한다. 강하늘과 박서준이 연기한 경찰대학생 두 명이 우연히 목격한 납치 사건을 해결하려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다.
공포 영화 ‘장산범’(NEW)은 같은 달 17일 관객을 만난다. 데뷔작 ‘숨바꼭질’로 깜짝 흥행(560만명) 기록을 쓴 허정 감독의 신작으로, 민간 괴담이 모티프다. 목소리로 사람을 홀리는 전설의 동물 장산범으로 인해 한 가족이 정체 불명의 사건에 휘말리는 내용. 주연은 염정아, 박혁권이다.
8월 15일 개봉하는 ‘혹성탈출: 종의 전쟁’(이십세기폭스)은 2011년 시작한 ‘혹성탈출’ 프리퀄 3부작의 마지막 작품이다. 최근 미국에서 ‘스파이더맨: 홈커밍’을 밀어내고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했다. 미국 언론의 호평한 만큼 상당한 기대를 모은다.
‘VIP’(워너브라더스)도 8월 개봉을 준비 중이다. ‘신세계’ 박훈정 감독이 장기를 한껏 발휘한 범죄 누아르다. 살인 사건에 연루된 북한 출신 VIP 인사와 그를 쫓는 경찰, 남파 북한 공작원, 국가정보원 요원이 벌이는 암투를 그렸다. 김명민, 장동건, 박희순, 이종석 등 캐스팅이 묵직하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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