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아크로타워(전용면적 84㎡ 기준)의 매매가격 호가는 평균 6억7,000만원이다. 이 아파트의 전세가격은 평균 5억7,500만원으로,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격 비율)이 85.9%에 달한다. 경기 고양시 덕양구에 있는 햇빛마을23단지 주공아파트 전용면적 49㎡의 평균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은 각각 2억2,250만원과 1억8,750만원이다. 여유 자금 3,500만원만 있으면 전세를 끼고 집을 살 수 있다는 얘기다.
아파트 전세가격이 꾸준히 오르면서 전국 아파트의 전세가율이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17일 국토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 전세가율은 74.6%를 기록했다. 다세대주택 등을 포함한 전체 주택의 전세가율은 66.8%였다. 아파트 전세가율은 지난 5월(74.7%)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의 경우 서대문구가 전세가율 80%를 넘겼으며, 강북ㆍ성북ㆍ중랑ㆍ성동ㆍ동작ㆍ관악ㆍ구로ㆍ금천구 등 8개 자치구의 전세가율도 75~80%를 기록하고 있다. 전세가율이 가장 낮은 곳은 강남구(60% 이하)였다.
박천규 국토연구원 부동산시장연구센터장은 “전세가율 상승으로 갭 투자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갭투자란 전세가율이 높은 지역에서 전세를 끼고 아파트를 사들인 뒤 매매가격이 오르면 이를 되팔아 차익을 내는 투자방법이다. 적은 자본으로 부동산 투자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주변 입주 물량이 크게 늘면 전세가격이 기존보다 하락할 가능성이 커 위험도도 높다. 전세가가 떨어지면 매매가도 하락하고 결국 매매가가 기존 전세 보증금보다 낮아지는 깡통주택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더구나 수도권의 내년 새 아파트 입주물량은 올해보다 28.4% 증가한 21만8,678가구에 달한다.
최근 청약 열풍에 아파트 분양가는 계속 오르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민간 아파트의 평균 분양가격(3.3㎡당 994만원)은 전월보다 0.96%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70% 오른 것이다. 지난달 3.3㎡당 평균 분양가격이 전월보다 가장 많이 오른 곳은 서울(4.17%ㆍ3.3㎡당 2,200만원)이었다. 전북(3.34%) 충남(2.32%) 강원(2.24%)이 그 뒤를 이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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