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36%로 최하”
WSJ “대선 이긴 곳선 50% 넘어”
취임 6개월(20일)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인기도 조사 결과가 엇갈리고 있다. 역대 최악이라는 조사가 있는가 하면, 핵심 계층 지지는 견고하다는 사뭇 다른 결과도 발표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ABC방송과 공동으로 여론 조사를 벌인 결과, 트럼프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는 36%에 그쳤다. 이는 지난 70년간 ‘취임 6개월’ 시점에서 진행한 역대 대통령 지지도 조사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번 지지율은 취임 100일인 지난 4월 조사결과와 비교하면 6%포인트가 하락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국정과제에서 중요한 진전을 이루고 있다는 응답 비율은 38%에 불과했고 55%는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3분의 2가량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을 대표해 세계의 지도자들과 협상하는 것을 신뢰하지 못하겠다’고 했고, 48%는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이 트럼프 대통령 때문에 손상됐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아침 자신과 껄끄러운 관계인 WP 조사가 나오자마자, “WPㆍABC 여론조사는 지난 대선에서 가장 부정확했다”고 공격했다.
반면 보수성향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다른 조사결과를 내놓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대선에서 승리한 지역의 유권자만을 대상으로 조사했더니, 국정운영에 대한 지지율이 50%를 넘어섰다. WSJ은 “지지부진한 개혁과 러시아 스캔들에도 불구,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기반은 건재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분석했다.
WSJ에 따르면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 득표율이 2012년 밋 롬니 후보보다 20%포인트 이상 높았던 지역에서는 국정 지지율이 56%로 반대(40%)보다 16%포인트나 높았다. 다만 2012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선택했다가 지난해 트럼프로 돌아선 지역에서는 지지율이 44%에 머물러, ‘경합주’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인기가 식어가고 있음을 보여줬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6개월을 맞는 이번 주를 ‘미국산 장려 주간’(Made in America Week)으로 선포하고 대대적 행사를 계획 중이나, 주류 언론은 트럼프 그룹과 장녀 이방카 관련 기업이 미국산 대신 해외에서 값싼 하청제품을 수입해 판매하는 실태를 부각시키며 ‘겉 다르고 속 다른’ 행동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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