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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컷 민물고기가 알을 낳게 된 이유는

입력
2017.07.1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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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컷 민물고기의 암컷화 현상은 하천으로 흘러 들어온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과 유사한 화학물질과 여성의 소변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게티이미지뱅크
수컷 민물고기의 암컷화 현상은 하천으로 흘러 들어온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과 유사한 화학물질과 여성의 소변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게티이미지뱅크

영국의 하천 약 50곳에 서식하는 수컷 민물고기의 20%가 가정에서 배출한 소변과 화학물질로 인해 암컷화 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최근 영국 메트로의 보도에 따르면, 영국 엑시터 대학의 어류생리학자 찰스 타일러 교수는 "일부 수컷 민물고기가 암컷의 특징을 보인다"는 내용의 연구논문을 발표했습니다.

연구대상이 된 수컷 민물고기 개체의 20%는 정자 수가 감소하면서 번식능력도 저하되고 심지어 알을 낳기도 했습니다. 짝짓기에 적합한 수컷 고유의 경쟁적인 행동도 적게 나타났습니다.

생존과 직결된 공격성도 적게 나타났는데요. 하천으로 방류된 항우울제 등이 물고기가 포식자에 대한 본능인 경계심을 흐렸기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이 현상은 하천으로 유출되는 생활 속 화학물질 때문인데요. 소변의 피임약 성분,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효과가 유사한 화학물질을 함유한 세제, 플라스틱 등입니다. 조사대상이 된 하수처리장에선 약 200종 이상의 화학물질이 에스트로겐과 유사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타일러 교수는 "일부 플라스틱에서 발견된 에스트로겐이 물고기의 심장 판막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며 "트랜스젠더 어류의 자손은 체질상 화학 물질의 영향에 더욱 취약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스페인 바스크 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산업형 농업과 하수처리장이 일으킨 오염 때문에 내분비 교란이 일어났다. 항우울제와 피임약 등도 원인이다. 게티이미지뱅크
스페인 바스크 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산업형 농업과 하수처리장이 일으킨 오염 때문에 내분비 교란이 일어났다. 항우울제와 피임약 등도 원인이다. 게티이미지뱅크

앞서 지난 2014년에도 스페인 바스크 지방의 하구 영역에서 암컷화가 진행된 수컷 숭어가 발견됐습니다. 당시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의 보도에 따르면 수컷 숭어의 정소가 암컷의 성질을 띠고 있었는데요. 연구를 진행한 바스크 대학의 연구원 카하라비예 씨는 "이 지방의 삼각강 전체에서 내분비 교란이 일어나고 있다"며 "산업형 농업과 하수처리장이 일으킨 오염문제가 심각하다"고 말했습니다.

암컷화 현상은 지난 2004년 도쿄의 게이힌운하 등 하수처리장에 서식하는 수컷 민물고기에도 나타난 바 있습니다. 당시 일본 아사히 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숭어, 전어, 밴댕이, 주둥치 수컷 23마리 중 5마리의 정소 안에 난세포가 발견됐습니다. 여성의 소변 등으로 하수처리장에 흘러 들어간 여성호르몬의 농도가 가까운 해역보다 최대 4배 이상 높아 물고기 체내에 암컷화 반응을 일으킨 것입니다. 연구를 진행한 도쿄환경과학연구소 와나미 연구원은 “암컷화 현상의 원인이 된 여성호르몬을 염두에 둔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한희숙 번역가 pullkkot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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