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가 프로야구 입찰비리 의혹과 관련해 한국야구위원회(KBO) 관계자들에 대해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문체부는 17일 자체 조사결과 KBO의 2016년 중국 진출 사업에서 담당자 강모 팀장이 가족회사인 A사의 낙찰을 위해 입찰 과정 전반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문체부에 따르면 강 팀장은 입찰제안서, 과업지시서 작성 등 제반 업무를 수행하고 직접 평가위원을 선정해 본인을 비롯한 내부직원 3명을 평가위원 5명에 포함했다.
강 팀장은 또 별개 법인인 B사의 2015년 실적을 A사의 실적으로 기재하고도 이것이 문제 되지 않는다고 말했으며, A사가 계약을 이행하지 않았음에도 잔액을 전액 지불했다. 이 과정에서 KBO는 올해 1월 국고보조금으로 진행되는 중국 진출 사업의 입찰비리를 인지하고서도 3월까지 조사를 보류했으며, 해당 기간에도 중국 진출 사업 담당자로서 강 팀장이 업무를 수행하게 했다.
KBO는 또 4∼5월 자체 조사 이후에도 이달 초 관련 내용에 대한 언론 보도가 있기 전까지 문체부에 보고하거나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는 등 적절한 조처를 하지 않고 사건을 축소ㆍ은폐한 의혹을 받고 있다.
문체부는 아울러 2015년 KBO의 중국 관련 사업에서도 당시 기획팀장 김모 씨가 B사에 대해 강 팀장의 가족회사임을 알고도 일반적인 경쟁입찰이 아닌 수의계약방식으로 계약을 추진했다는 점 등 추가적인 의혹도 밝혀냈다.
문체부는 이를 토대로 사건의 핵심으로 의심되는 전직 기획팀장 김 씨, 강 씨뿐만 아니라 사건의 축소ㆍ은폐 의혹이 있는 KBO 관계자 양모 씨 등에 대해서도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이에 대한 법원의 확정판결이 나오면 문체부는 훈령에 따라 KBO에 보조금 삭감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