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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의 황제 로저 페더러(36ㆍ스위스)가 생애 8번째 윔블던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새 역사의 주인공이 됐다.
페더러는 16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윔블던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남자 단식 결승에서 마린 칠리치(29ㆍ크로아티아)를 3-0(6-3 6-1 6-4)으로 꺾고 자신의 19번째 그랜드 슬램 타이틀을 차지했다.
35세 11개월의 페더러는 아서 애시(미국)가 보유한 대회 최고령 우승 기록(31세 11개월)도 경신했다. 이와 더불어 1976년 비외른 보리(스웨덴) 이후 41년 만에 대회 통틀어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는 ‘무실 세트’ 우승을 차지했다. 페더러는 2007년 호주 오픈 당시에도 무실세트로 우승한 바 있다.
이날 경기는 페더러의 주도로 흘러갔다. 칠리치는 주무기인 서브가 제대로 터지지 않으면서 고전했고 왼쪽 발바닥에 생긴 물집으로 제 컨디션을 발휘할 수 없었다. 이를 틈타 페더러가 날카로운 서브로 칠리치를 괴롭혔고 스트로크 싸움에서도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며 손쉽게 포인트를 가져올 수 있었다.
페더러는 1세트 게임스코어 2-2 상황에서 칠리치의 게임을 브레이크 해 분위기를 가져온 뒤 5-3 칠리치의 서브게임마저 브레이크 해 세트를 따냈다.
이어 페더러는 두 번째 세트를 시작하자 마자 3게임을 내리 따내며 기선을 제압했다. 이 때 칠리치가 메디컬 타임아웃을 신청한 뒤 타월에 얼굴을 파묻고 눈물을 쏟아내는 장면도 연출됐다. 페더러는 기세를 몰아 2세트를 6-1로 마무리 짓고 대기록을 위한 마지막 세트로 들어갔다.
3세트에서는 페더러와 칠리치가 게임스코어 3-3까지 팽팽한 줄다리기를 이어갔으나, 칠리치가 연달아 실책을 범하며 무너졌다. 결국 페더러는 1시간 42분 만에 가볍게 결승전을 마무리하고 왕좌에 올랐다.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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