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5개 기업과 ‘행복날개협의회’
연말마다 한자리 모여 격려
‘베스트 파트너 어워즈’ 시상도
SK건설은 나비가 앉아있는 기업 로고처럼 총 105개 협력사들과 ‘양 날개’로 비상하고 있다. 대기업과 협력사가 동등한 자격의 회원사로 참여하는 ‘행복날개협의회’를 통해서다. 행복날개협의회는 지난 2011년 1월 발족한 협의 기구로, 좌우 날개로 날아가는 새처럼 대기업ㆍ협력사가 함께 세계시장을 누비자는 의지를 담고 있다. 계약서 상에 드러나는 단순한 ‘갑-을’ 관계가 아니라 동반자로 이익을 공유하고 발전해 나가자는 취지다.
행복날개협의회 정착을 위해 SK건설이 가장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부분은 협력사를 한 기업처럼 여기는 돈독한 문화다. 보여 주기식 협력에서 벗어나 진정한 소통을 하자는 의미에서다. 이를 위해 신년 간담회, 분과별 간담회, 정기총회, 최고경영자(CEO) 방문, 걷기 대회, 연말송년행사 등 매년 10여 차례에 달하는 행사를 열고 있다. 그 중 핵심은 1998년부터 20년간 이어져 오고 있는 ‘베스트 파트너 어워즈’(최고 협력업체 시상식)다. 연말 시상식답게 ▦안전 ▦품질 ▦동반성장 등 다양한 분야에서 15개 우수업체를 뽑아 1년 간 노고를 격려하고 상생 노하우를 공유한다. 또 각 사 대표들 100여명이 한데 모여 경영 현황과 애로사항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는 자리도 마련하고 있다.
특히 조기행 SK건설 부회장은 틈 나는 대로 전국 곳곳에 위치한 행복날개협의회 소속 협력사(비즈 파트너)를 방문해 현장 이야기를 귀담아 듣는다. 책상 머리에 앉아서는 진정한 상생 방안을 모색하기 어렵다는 게 조 부회장의 신념이다. 지난해 11월에는 충북 음성에 위치한 ㈜세보엠이씨를, 지난 5월에는 부산 강서구에 위치한 펠릭스테크를 방문해 동반성장을 위한 방안들을 함께 논의했다. 협력사 중 한 곳인 보림토건의 이재림 대표는 “SK건설은 행복날개협의회에서 주최하는 프로그램을 토대로 협력업체들과 활발하게 신뢰를 쌓고 있다”며 “SK건설이 갖고 있는 역량, 교육시스템 등이 비즈 파트너들에게도 큰 힘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런 노력을 인정 받아 SK건설은 지난달 동반성장위원회가 주관하는 ‘2016년 동반성장지수 평가’에서 최우수등급을 받았다. 동반성장지수는 동반성장위원회의 중소기업 체감도 조사와 공정거래위원회의 공정거래 협약이행평가 결과를 합산해 선정한다. 공표대상 155개 대기업 중 최우수등급을 받은 기업은 25개사였는데, SK건설은 건설업계를 통틀어 유일하게 최우수등급을 받는 영광도 누렸다. SK건설은 2015년 동반성장지수 평가에서도 국내 건설사 최초로 최우수 등급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2011년 동반성장지수 평가가 처음 실시된 후 6년 연속 건설업계 최고 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건설업체 간 상호협력평가에서도 최고점을 기록, 대기업 최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
상생 우수 모델로 꼽을 만한 사례도 보유하고 있다. SK건설은 2015년 8월 13개 협력사와 함께 2조6,000억원 규모의 캐나다 포트힐스 오일샌드 프로젝트를 단독으로 수주했다. 캐나다 서부 앨버타주 포트힐스 광구에 묻혀있는 오일샌드를 채굴하기 위한 플랜트를 건설하는 고부가가치사업으로, SK건설은 플랜트 모듈 제작에 강점을 가진 성창중공업과 협업해 프로젝트를 따내는 데 성공했다. 또 플랜트 시설을 국내에서 모듈로 제작한 뒤 캐나다 현장으로 운송해 설치함으로써 공사 기간과 공사비를 획기적으로 줄였다. 이 프로젝트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선정한 ‘동반성장 모범사례’에 포함되기도 했다. SK건설이 협력사와 해외 동반진출에 성공한 건 총 20개국 53개 프로젝트에 달한다. 총 86개 협력사가 프로젝트에 동참해 이익 창출에 기여했다.
업계에서도 모범이 될 만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SK건설은 지난 3월 공정거래이행 협약식을 개최해 하도급거래 내부 심의위원회 운영, 서면발급∙보존 등 공정거래 질서 확립을 위한 4대 가이드라인에 대한 이행을 준수할 것을 협약했다. 또 금융 및 교육훈련 지원, 대금 지급조건 개선, 기술개발 지원과 보호 등 동반성장을 위한 지원방안을 더욱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조기행 부회장은 “이번 동반성장지수 평가에서 최우수등급을 받은 건 SK건설 구성원들이 ‘협력사의 경쟁력이 곧 SK건설의 경쟁력’이란 생각으로 동반성장을 위해 한 마음으로 노력한 결과”라며 “앞으로도 협력사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다양한 방면에서 협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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