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49)씨는 최근 ‘햇살저축은행’에서 ‘저금리로 돈을 빌려준다’는 문자를 받았다. A씨는 햇살저축은행을 정책금융 대출상품인 ‘햇살론’을 취급하는 저축은행으로 생각하고 상담을 받았다. 햇살저축은행은 대출에 필요한 예치금과 신용보증등록 명목으로 수수료를 요구했고 A씨는 12차례에 걸쳐 총 4,720만원을 보냈다. 그러나 이후 햇살저축은행에선 아무런 소식이 없었다.
금융감독원이 16일 ‘햇살저축은행’이란 금융기관을 사칭해 저금리로 돈을 빌려준다는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피해가 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 3~6월 햇살저축은행 보이스피싱 피해는 모두 773건, 피해액은 총 11억원에 달한다. 피해자는 주로 40대와 50대로 전체의 62%를 차지했다.
사기범들은 저소득ㆍ저신용자를 위한 정책금융대출인 햇살론의 자격요건이 개인 신용등급 6~10등급 또는 연 소득 3,500만원 이하라는 점을 악용했다. 이들은 피해자에게 “햇살론 자격요건에 미달하니 정부기관 공증이 필요하다”며 공증료를 요구했고, 의심을 피하기 위해 가짜 홈페이지까지 만들었다. 이들은 단속을 피하기 위해 회사명을 ‘SC스탠다드저축은행’‘우리저축은행’ 등으로 바꿔가며 사기 행각을 이어가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대출 권유 전화를 받으면 일단 전화를 끊고 해당 기관의 공식 대표 전화로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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