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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톺아보기] 무더위

입력
2017.07.16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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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와 폭염이 번갈아 찾아오면서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됐다. 낮 최고기온이 33℃ 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폭염주의보가 발령되고, 35℃ 이상일 때에는 폭염경보가 발령되는데, 전국적으로 장마에 폭염까지 이어지면서 무더위 때문에 밤잠을 설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우리말에는 더위와 관련된 말들이 많이 있는데, 더위의 종류에 따라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즉 습도가 매우 높아 찌는 듯한 더위를 나타내는 말로 ‘무더위’ ‘찜통더위’ ‘가마솥더위’ 등이 있고 습도는 높지 않지만 햇볕이 뜨겁게 내리쬐는 더위를 나타내는 말로 ‘불볕더위’ ‘불더위’ ‘강더위’ 등이 있다.

‘무더위’는 ‘물’과 ‘더위’의 합성어에서 ‘물’의 받침 ‘ㄹ’이 탈락한 것으로, 습도와 온도가 매우 높아 찌는 듯 견디기 어려운 더위를 이르는 말이다. ‘찜통더위’는 몹시 습하면서도 온도도 매우 높아 마치 찜통 안에서 뜨거운 김을 쐬는 것 같은 더위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고, ‘가마솥더위’는 가마솥을 달굴 듯이 아주 뜨거운 기운이 느껴지는 심한 더위를 이르는 말이다.

한편 ‘불볕더위’는 마치 불이 내리쬐는 것처럼 햇볕이 몹시 뜨겁게 내리쬘 때의 더위를 이르는 말인데, ‘불더위’와 동의어로 사용되고 있다. 또한 ‘강더위’는 오랫동안 비가 오지 아니하고 볕만 내리쬐는 심한 더위를 이르는 말인데, 여기서 ‘강’은 ‘마른’ 또는 ‘물기가 없는’의 뜻을 더하는 접두사이다. 같은 의미의 접두사를 가진 합성어로는 ‘강모’ ‘강기침’ ‘강서리’ 등이 있는데, ‘강모’는 ‘가물 때 마른논에 억지로 호미나 꼬챙이 따위로 땅을 파서 심는 모’를 뜻하는 말이다.

유지철 KBS 아나운서실 한국어연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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