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송정씨/사진=김주희기자
[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이제 조금씩 실감이 나는 것 같아요."
이승엽(41·삼성)의 아내 이송정(35)씨는 만감이 교차하는 하루를 보냈다. 현역 선수로는 마지막 올스타전 무대에 선 남편의 모습을 보며 멀게 만 느껴졌던 '은퇴'가 조금씩 와닿았다.
이송정씨는 15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17 KBO 올스타전을 찾았다. 프로야구 축제인 올스타전은 이날 이씨 가족에게 더 특별한 의미가 있었다. 이날 경기 전 시구와 시타는 이승엽의 아들 은혁(13)군과 은준(7)군이 각각 맡았다. 이승엽은 시포자로 나섰다. 이송정씨는 관중석에 앉아 세 부자의 모습을 휴대폰에 담았다. 이 씨는 "마지막인 만큼 추억이 될 것 같다. 나중에 아이들과 같이 영상을 보려고 한다"며 웃음지었다.
이승엽은 올 시즌을 끝으로 유니폼을 벗는다. 이미 일찌감치 결정을 내린 일이지만 아직 아내도 남편의 '마지막 시즌'은 어색하기만 하다. 이씨는 "실감이 안 났다. 은퇴 후 생활에 대해서도 딱히 생각해 본 게 없었다"며 "그런데 오늘 계속 '마지막'이란 이야기가 나오니 조금씩 실감이 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비시즌에는 전지 훈련으로, 시즌 때는 경기 출장으로 늘 바빴던 남편이 '집'에 있게 되는 것 역시 낯설다. 이송정씨는 "상상을 해 본 적이 없다. 집에 있을 때도 처음엔 좋다가 전지훈련을 가면 편하곤 했는데 올해부턴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며 웃음지었다.
1995년 프로에 데뷔한 이승엽은 줄곧 정상의 자리에 서있었다. 마흔이 넘은 지금도 그의 기량은 젊은 선수들에 뒤지지 않는다. 가장 가까이에서 '야구선수 이승엽'을 지켜본 이씨는 얼마나 많은 노력이 이승엽을 만들어 왔는지 잘 안다. 아이들이 가장 닮았으면 하는 부분도 이승엽의 그런 성실함이다. 이씨는 "두 아들이 아빠의 착한 성격과 성실함을 닮았으면 한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하지만 혹독하리 만치 철저히 자기 관리를 하는 남편의 모습은 때로 안쓰럽기도 했다. 이씨는 "자의에 의해서 하는 것이지만 스스로를 괴롭혀서 힘들어 할 때가 있다. 자기 관리가 너무 철저하다"고 말했다.
남편 이승엽에 대해 '80점'을 준 이씨는 '국민타자'에 대해 더 없는 자랑스러움을 드러냈다. 이송정씨는 "존경을 할 수 있을 만큼 큰 선수다. 자랑스럽고, 고맙다. 크게 다치지 않고 지금 나이까지 야구를 하는 것도, 좋은 성적을 내는 것도 기분 좋은 일이다"며 남편의 마지막까지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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