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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류샤오보 시신 화장 ‘속전속결’로 강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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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류샤오보 시신 화장 ‘속전속결’로 강행

입력
2017.07.15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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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인권운동가 및 노벨평화상 수상자 출신의 류샤오보의 부인 류샤(가운데)가 15일 중국 랴오닝성 선양시의 한 장례식장에서 남편의 영정 사진을 들고 장례를 치르고 있다. 왼쪽부터 류샤의 남동생 류훼이, 류샤, 류샤오보의 남동생 류샤오쉔. AP 연합뉴스
중국 인권운동가 및 노벨평화상 수상자 출신의 류샤오보의 부인 류샤(가운데)가 15일 중국 랴오닝성 선양시의 한 장례식장에서 남편의 영정 사진을 들고 장례를 치르고 있다. 왼쪽부터 류샤의 남동생 류훼이, 류샤, 류샤오보의 남동생 류샤오쉔. AP 연합뉴스

노벨평화상 수상 중국 인권운동가인 류샤오보(劉曉波ㆍ1955~2017)가 사망한 지 이틀만에 화장 됐다.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선양(瀋陽)시 당국은 랴오닝(遼寧)성 선양시 외곽에 위치한 대형 빈의관(장례식장)에서 류샤오보의 부인 류샤(劉霞ㆍ55)를 비롯한 가족이 보는 가운데 15일 오전 고인을 보내는 의식이 치러졌다고 밝혔다. 중국에선 사망 후 사흘 가량 빈의관에 시신을 두고 친지와 지인 등 주변 사람들이 조문하는 절차를 밟는 것이 통상적이나, 중국 당국은 이보다 하루 앞당겨 서둘러 화장을 강행한 것으로 보인다.

선양시 관계자는 기자회견에서 류샤오보가 “가족들의 요청에 따라 화장됐다”며 류샤가 유골함을 건네 받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류샤가 자유로운 신분으로 풀려났다고 밝혔으나 구체적 행방을 설명하지는 않았다. 그는 “우리는 류샤가 어려움을 겪지 않기를 원한다”며 “유관 당국들이 법에 따라 류샤의 권리를 보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샤는 류샤오보가 2010년 노벨 평화상을 받은 이후 사실상 가택연금 상태로 지내면서 한 달에 한 차례 수감 중이던 류샤오보를 면회하도록 허가 받아왔다. 중국 민주화 운동의 간판인 류샤오보는 투옥 중 간암 말기 판정을 받고 선양에 있는 중국의대 부속 제1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다가 지난 13일 숨을 거뒀다.

중국 안팎에서는 중국 당국이 류샤오보를 서둘러 화장할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았다. 홍콩 소재 중국인권민주화운동정보센터는 14일 류샤오보 가족이 시신의 냉동 보존을 희망했으나 당국은 이른 시일 내 화장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전했고, 일본 아사히신문도 중국 정부가 류샤오보의 시신을 바로 화장하고 유해를 바다에 뿌릴 것을 유족에게 요구했지만 유족은 이를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정부는 반체제인사인 류샤오보의 시신이 냉동 보관되거나 매장되면 그 장소가 민주화 운동의 거점이 되는 것을 우려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류샤오보는 중국의 광범위한 민주화를 요구하는 ‘08헌장’ 선언을 계기로 2009년 국가전복선동죄로 11년형을 선고 받아 복역했으며 2010년 중국인 최초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류샤오보는 지난 5월 말 간암말기 판정을 받고 가석방된 뒤 외국으로 가서 치료받겠다고 원했으나 중국 당국은 이를 끝내 거부했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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