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세 이상 고령층의 취업자 수가 청년층(15~29세) 취업자를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급속한 고령화와 저출산의 그늘이다. 더구나 청년층의 구직 시장은 꽁꽁 얼어붙어 있어 이 같은 추세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4~6월 60세 이상 취업자는 424만7,000명으로, 15~29세 취업자 403만명보다 21만7,000명 많았다. 고령층 취업자가 청년층을 처음 넘어선 시점은 지난해 3분기(7~9월)다. 당시 고령층 취업자가 408만5,000명으로, 청년층(405만2,000명)을 3만3,000명 앞질렀다. 지난해 4분기(10~12월)에도 고령층(402만4,000명)이 청년층(396만1,000명)보다 6만3,000명 많았다. 이후 올 1분기(1~3월) 청년층(392만1,000명)이 고령층(370만1,000명)을 잠깐 추월했다 2분기 다시 역전된 것이다.
이는 저출산ㆍ고령화로 대표되는 인구 구조의 변화 때문으로 풀이된다. 빈현준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2015년 4분기부터 60세 이상 인구가 청년층을 넘어선 뒤 격차가 계속 벌어지고 있다”며 “인구구조의 영향이 취업자 수 역전의 주요 원인”이라고 말했다. 노후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고령층이 정년퇴직 이후에도 구직 시장에 뛰어들 수 밖에 없다는 점도 또 다른 배경이다. 더구나 이들은 대부분 단순 노무종사자가 되고 있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에 따르면 60세 이상 근로자 중 단순노무종사자 비율은 31.8％로 가장 높았다. 반면 경기침체로 청년층의 일자리 구하기는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 올해 2분기 청년층 실업률은 10.4%로, 2분기 기준으로는 통계청이 기준을 변경해 조사를 시작한 1999년 이후 가장 높았다. 빈 과장은 “고령층의 고용률은 개선되고 있는 반면 청년층의 고용률은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고령층과 청년층의 인구 격차가 더욱 벌어지며 취업자 수 역전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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