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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홈그라운드서 ‘트럼프 조련사’ 면모 과시

입력
2017.07.14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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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AFP 연합뉴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AFP 연합뉴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서방의 오랜 동맹국들과 엇박자를 내는 미국을 국제사회의 중심으로 끌어들이는 데 주도적으로 나서면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엘리제 궁의 초청에 파리를 방문하면서 두 정상은 마크롱의 취임 이후 네 번째로 대면했다. 양국 정상은 정상회담을 진행하기 전 서로 등을 두드리거나 눈을 마주치며 웃는 등 적극적으로 친밀감을 드러내 보였다. 트럼프는 미국 독립혁명 당시 프랑스가 영국에 대항해 미국의 혁명을 지원한 역사적 사실까지 언급하며 “두 나라의 우정은 깨질 수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두 정상이 앞서 미국의 파리기후협정 탈퇴 선언 등을 두고 기싸움을 벌여온 것과 달리 매우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와 마크롱은 실제 브뤼셀 미국대사관에서의 첫 회동에 이어 이탈리아 타오르미나 G7 정상회의와 지난주 함부르크 G20 정상회의에 이르기까지 수시로 통화하며 현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해왔다. 프랑스의 일간 르몽드는 “두 정상 간의 ‘케미스트리’가 꽤 잘 맞는다”는 백악관의 한 관계자 발언을 인용한 뒤 “두 나라의 장단도 그 어느 때보다 척척 맞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런 미ㆍ불 관계의 청신호에는 무엇보다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세력 격퇴라는 공동의 안보목표가 크게 작용했다는 평가다. 수차례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의 테러를 겪은 프랑스는 이슬람국가(IS) 등 중동과 아프리카의 테러조직 격퇴전에 미국 다음으로 많은 자금과 병력을 투입하고 있다. 미국으로서는 프랑스의 군사력과 안보 분야에서의 풍부한 경험을 마다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하지만 테러 변수 외에도 마크롱의 개인적인 성격과 외교 스타일이 양국의 우호 관계와 유럽과 미국 간 ‘대서양동맹’의 추가 균열을 막는데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마크롱은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는 프랑스에서도 가까운 사이만 주고받는 뺨을 마주하는 비주(bise) 인사를 하는 사이로, 기후변화와 대미관계 등의 문제에서 ‘찰떡궁합’을 과시해왔다. 그는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앞에서도 전혀 기죽지 않고 할 말을 직설적으로 내뱉는 면모를 보였고, 여러 문제로 입장이 엇갈리는 트럼프에게는 냉온 전략을 번갈아 구사하며 자신의 말에 귀를 기울이게끔 했다.

마크롱의 외교 행보에서는 국제무대, 특히 유럽에서 영향력이 가장 큰 미ㆍ러ㆍ독일 정상들을 자신의 의지대로 움직이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묻어난다. 특히 독일 메르켈 총리가 트럼프와 사사건건 대립각을 세우면서 직설적인 비판을 서슴지 않는 것과 마크롱의 행보가 대조를 이루면서 마크롱의 장점은 더욱 두드러졌다. 트럼프에게 할 말은 하면서도 직접적인 비난을 자제하는 마크롱의 화법이 효과를 발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미국에서도 상당한 인기가 있는 마크롱의 호감 이미지에 기대어 자신의 인기 실추를 만회하려는 트럼프의 이해관계가 교묘히 결합했다는 지적도 있다.

양국 정상은 14일에는 파리 샹젤리제 거리에서 열리는 프랑스 대혁명 기념일 군사퍼레이드에 나란히 참석해 우호 관계를 다시 한 번 과시할 예정이다. 올해는 특히 미국이 프랑스의 동맹국으로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지 100년이 되는 것을 기념하는 성격도 있다. 미국은 자국 병력 200명을 이 군사퍼레이드에 파견했다.

미국 대통령이 프랑스 대혁명 기념 퍼레이드에 참석하는 것은 1989년 조지 H.W. 부시 대통령 이후 트럼프가 처음이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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