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A 최형우/사진=KIA
[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2017 KBO리그 정규시즌 전반기가 13일 경기로 마감됐다. 거침 없이 달려온 레이스를 더 뜨겁게 달군 키워드 3가지를 정리했다.
◇KIA 선두-두산 추락
올 시즌 가장 무서운 팀은 KIA다. 4월12일 1위에 올라선 뒤 한 번도 선두 자리에서 내려오지 않았다. 12일까지 2위 NC를 7경기 차로 따돌렸다.
활발한 타선의 역할이 컸다. 지난달 27일 삼성전부터 5일 SK전까지 전인미답의 8경기 연속 두 자릿 수 득점 신기록을 세우는 등 방망이로 상대 마운드를 압도했다. 팀 타율은 0.310(1위)에 달한다. 타율 0.375를 기록하고 있는 '모범 FA(프리 에이전트)' 최형우(34)를 필두로 지난해 군 제대한 안치홍(27)과 김선빈(28)이 각각 타율 0.333, 0.382로 활약했다. 트레이드 효과도 톡톡히 봤다. 지난 4월 SK에서 이적한 이명기(30)와 포수 김민식(28)이 공수에서 활약하며 팀의 돌풍에 힘을 보탰다.
반면 올해도 우승후보 1순위로 꼽혔던 디펜딩 챔피언 두산은 5위로 전반기를 마감하며 고개를 숙였다. 외국인 투수 보우덴(31)이 개막 전 부상으로 이탈하는 등 출발부터 삐걱거렸고, 지난 달에는 주축 선수인 민병헌(30)과 양의지(30)가 손가락 골절상을 입고 1군에서 말소됐다.
'심판과 금전 거래' 논란은 팀 분위기를 더 뒤숭숭하게 만들었다. 김승영 전 두산 구단 대표이사가 2013년 10월 당시 한국야구위원회(KBO) 소속 심판위원의 급전 요구에 300만원을 대여한 사실이 이 달 초 뒤늦게 확인됐다. 결국 김승영 대표가 책임을 지고 물러났지만, 떨어진 성적에 사건까지 겹치면서 더그아웃은 더 무겁게 가라 앉았다.
▲ SK 최정(가운데)/사진=한국스포츠경제 DB
◇SK 역대급 홈런 군단
이런 '홈런 타선'은 없었다. SK는 87경기를 치르면서 152홈런을 터트렸다. 팀 홈런 2위 두산(98개)보다 54개를 더 때려냈고, 10위 LG(52개)보다는 정확히 100개가 많다. 경기당 1.75개의 아치를 그린 SK는 144경기를 모두 마치고 나면 산술적으로 252홈런을 기록할 수 있다. 2003년 삼성이 세운 한 시즌 팀 최다 홈런 기록(213개)도 가뿐히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곳곳에 홈런 타자가 포진돼 있다. 올 시즌 홈런 1위를 달리고 있는 최정(29·30개)과 2위 한동민(28·26개), 6위 김동엽(27·18개)이 때려낸 대포만 합해도 74홈런이다. 최정은 "선수들이 스프링캠프 때부터 웨이트 트레이닝을 많이 했다. 힘이 좋은 선수들이 많아 맞으면 장타가 되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홈런의 그림자도 있다. SK 타자들은 삼진을 654개로 리그에서 가장 많이 당했고, 도루는 30개로 가장 적다. 팀 타율도 0.267(9위)에 그친다. 하지만 트레이 힐만(54) SK 감독은 "삼진과 낮은 타율이라고 많은 홈런의 부산물이라 생각한다"며 "타율보다는 OPS(출루율+장타율)에 포커스를 둔다"고 강조했다. 대포를 앞세운 SK는 힘겨운 시즌을 보낼 것이라는 개막 전 예측을 깨고 3위로 전반기를 마쳤다. SK는 0.814의 OPS로 KIA(0.862)-두산(0.820)에 이어 3위에 올라 있다.
▲ 넥센 이정후(오른쪽)/사진=한국스포츠경제 DB
◇이정후, 슈퍼 고졸 루키의 등장
'바람의 손자' 이정후(19•넥센)는 올해 KBO리그 전반기 최고의 히트 상품이다. '바람의 아들' 이종범(47)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의 아들로 주목 받은 그는 '성적'으로 팬심까지 사로잡았다. 시범경기부터 뛰어난 야구 센스로 코칭스태프에 눈도장을 찍어 주전 외야수 자리를 차지했고, 팀의 전 경기(85)에 나와 타율 0.329, 2홈런 31타점 65득점 5도루를 기록하고 있다.
1998년 강동우(당시 삼성•0.300) 이후 끊긴 신인 3할 타자에도 도전하고 있다. 102안타를 때려낸 그는 역대 신인 한 시즌 최다인 1994년 서용빈(당시 LG)의 157안타 기록 경신도 유력하다. '아버지' 이종범 위원도 신인왕에서는 고배를 마셨지만, 올해 이정후는 신인왕 1순위로 꼽히고 있다.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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