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北 동해상 538km 깊이서
전문가 “경주 지진 연계성 낮다”
2041년까지 활성단층지도 제작
13일 오전 북한 동해상 먼 곳에서 규모 5.7의 지진이 발생했다. 한반도 주변의 잦아진 지진으로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48분 함경북도 나진 남동쪽 202km 해역에서 규모 5.7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번 지진은 땅속 538km의 깊은 곳에서 자연 발생한 것으로 지진해일 등 지상에 영향을 주진 않았다.
전문가들은 이번 지진과 지난해 경주 지진(규모 5.8)의 연계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강태섭 부경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는 “일본 동쪽 태평양판 하부 암권판이 유라시아판보다 밑으로 내려가는 과정에서 발생한 심발지진”이라고 설명했다. 심발지진은 진원의 깊이가 지표에서 300km 이상인 지진이며, 해상에서 진원 깊이가 70km 이상이면 지표면에 도달하는 에너지가 작아서 지진해일 가능성은 적다. 기상청 관계자는 “경주 지진은 바다가 아닌 내륙의 양산단층이라는 활성단층에서 비롯됐고 진원이 15km 깊이”라며 “태평양판 깊은 곳에서 발생한 동해 심발지진과 연관은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반도 부근의 지진이 잦아지는 원인에 주목하며, 이번 지진과 경주지진이 전혀 별개는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경주지진이 동해 심발지진을 직접적으로 유발한 것은 아니지만, 두 지진 모두 동일본대지진 이후 태평양판의 운동이라는 같은 원동력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 들어 규모 2.0 이상의 지진은 13일까지 94회 발생, 이미 2000~2015년 한해 평균(48.25회)의 두 배에 이른다. 지진관측사상 역대 최고인 규모 5.8의 경주 지진이 발생했던 지난해는 규모 2.0이상 지진이 총 252차례 발생했다. 선창국 한국지질자원연구원 국토지질연구본부장은 “동일본대지진, 구마모토(態本) 지진 등 한반도 주변에서 대형 지진이 발생하며 응력 상황이 바뀌었다”며 “동쪽으로 치우쳐 있던 지각이 예전의 응력 조건으로 되돌아오는 중이어서 지진 발생이 잦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주 지진에서 보듯, 한반도가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우려는 여전하다. 강 교수는 “한반도에서 특별히 지진이 많이 발생한다고 볼 순 없지만 대형 지진이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안전처는 원자력안전위원회, 한국지질자원연구원과 함께 2041년까지 국내 450여개의 단층을 조사해 지진 발생 위험에 대비할 수 있는 활성단층지도를 제작할 계획을 밝혔다. 활성단층에 대한 명확한 이해를 통해 지진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고, 대비하기 위함이다. 경주 지진의 원인으로 지목된 양산단층과 원전이 밀집한 동남권을 2021년까지 우선 조사한다.
김지현 기자 hyun162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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