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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위 33도 위라…” 갈치 대풍이 속 쓰린 부산어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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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위 33도 위라…” 갈치 대풍이 속 쓰린 부산어민들

입력
2017.07.14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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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부, 7월 갈치 금어기

마라도 이북에만 적용 추진

“20년 만에 대풍이다.”

이마트는 지난 10일 보도자료를 통해 “13일부터 일주일간 제주은갈치 생물 1마리를 6,200원에 판매한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비쌀 때는 1만원이 훌쩍 넘는 대(大)자 갈치를 절반 가까운 가격에 판다는 희소식이었다. 갈치가 예년보다 많이 잡혀 가격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마트에 따르면 제주 지역 4개 수협의 지난달 어획량(2,951톤)은 1년 전보다 5배 가까이 증가했다.

반면 지난 11일 해양수산부 동해어업관리단은 전혀 딴판의 보도자료를 냈다. “갈치 자원이 남획과 기후변화로 점점 줄고 있어, 7월 한 달 간 금어기(자원 보호를 위해 특정 어류의 포획을 한시 금지하는 기간)를 맞아 불법포획ㆍ판매ㆍ유통을 집중 단속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제주는 ‘풍어’라는데, 해수부는 갈치 어획량(2016년 기준 3만2,000톤)이 3년 간 30% 가까이 줄었다고 발표한 것이다. 어떻게 된 영문일까?

이유는 1년 넘게 교착상태에 빠진 한일어업협정에 있다. 국내 갈치잡이 어선들은 그간 상호 배타적경제수역(EEZ)의 어획량을 정하는 한일어업협정에 따라 일본 EEZ에서 갈치를 잡아왔다. 그러나 갈치 어획 할당량을 두고 양국 입장이 갈리면서 협상이 결렬됐고, 주로 일본 EEZ에서 갈치를 잡아온 제주 어민들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이에 따라 해수부는 지난 4월 갈치 금어기를 북위 33도(마라도) 이북 해역에만 적용하는 수산자원관리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쉽게 말해 제주 어민에겐 7월에도 비교적 가까운 마라도 아래 해역에서 갈치를 잡도록 예외를 허용해준 셈이다. 최근 제주갈치 어획량이 크게 늘어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부산처럼 마라도와 먼 지역의 어민들은 잔뜩 뿔이 난 상태다. 부산 인근에서도 다 자란 갈치들이 잡히고 있지만 허용 범위를 넘어서는 갈치들은 놓아주거나 폐기해야 한다. 게다가 해수부는 북위 33도 이북에만 금어기를 적용하는 시행령 개정안이 최종 의결되지도 않았는데 제주 어민들에게만 임의로 조업을 허용하고 있다. 부산 지역 대형선망어업계 관계자는 “갈치 보호를 위해 모든 어민이 고통분담을 하자는 것인데 제주만 조업을 허용해주는 건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해수부의 금어기 잣대가 지역감정마저 조장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해수부 관계자는 “북위 33도 이남에 갈치잡이를 허용하는 건 한일 중간수역에서 어민들이 조업을 할 수 있도록 어장을 확대해 주기 위해서다. 특정 지역 어민에게 특혜를 주기 위해서는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세종=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갈치. 게티이미지뱅크
갈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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