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인선 없이 선박을 항만에 접안ㆍ이안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개발돼 눈길을 끈다. 김영복(56ㆍ사진) 부경대 기계시스템공학과 교수의 ‘이동식 펜더(fender) 시스템’이 그것.
이 시스템은 대형 실린더를 탑재한 이동식 트레일러 형태로, 정교한 이동이 어려운 대형선박이 항만에 접안할 때 예인선 사용을 최소화하거나 예인선을 대신해 안벽(선박을 대는 곳) 위에서 선박을 유도하는 장치다. 원리는 선박을 당기는 예인줄과 미는 실린더암의 힘을 자동 조절해 선박을 천천히 안벽에 접안 시키는 방식이다.
통상 대형선박의 접안에는 예인선 몇 척이 선박 옆에서 밀고 당기며 천천히 안벽으로 이동시키지만 이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종전에는 선박에서 지시를 내리는 도선사, 예인선 선장, 항만지원팀 등 많은 인원과 비용이 소모되고 선박을 불과 몇 미터 이동시키는데도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개선책으로 개발된 고정식 접안 유도시설은 안벽 1~2m 범위까지 기존 방법으로 선박을 접근시켜야 하는 등의 한계가 있었다.
김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시스템은 안벽에서 10m 이상 떨어진 거리부터 선박을 유도할 수 있고 이동식이라 다양한 항만환경에 적용할 수 있다”며 “접안작업에 걸리는 시간이 줄어 항만 물동량 증가와 경쟁력 강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스템 설계와 운영방식에 대한 특허 등록을 마친 김 교수는 최근 ㈜성신조선과 기술이전 협약을 맺고 상용화를 추진, 내년까지 시제품을 제작한다는 계획이다.
정치섭 기자 su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