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이라는 상을 모두 받은 이승엽(41ㆍ삼성)은 올스타전 MVP(최우수선수)와 인연이 없었다. 올스타전 개인 통산 홈런 3개를 쳤지만 ‘왕별’ 등극에는 실패했다. 그러나 마지막 올스타전에서 홈런을 칠 경우 역대 홈런 부문 공동 1위(김용희, 양준혁, 홍성흔ㆍ이상 4개)에 등극하면서 첫 올스타 MVP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전설들이 마지막 별들의 잔치를 화려하게 수놓은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빅리그의 ‘철인’ 칼 립켄 주니어는 2001년 은퇴 시즌 올스타전에서 41세 나이에 결승포를 날리며 MVP에 올랐다. 공교롭게도 홈런을 내준 투수는 ‘코리안 특급’ 박찬호였다. 박찬호는 은퇴 후 과거 올스타전 얘기를 떠올리면서 “삼진 잡겠다는 마음보다 직구를 가운데로 던지자는 생각했는데 내 마음을 알았는지 홈런을 쳤다”며 “내가 조연 역할을 했다”고 털어놨다. 칼 립켄 주니어는 또 3루수로 뽑혔지만 유격수 올스타 알렉스 로드리게스의 제안으로 전성기 시절 맡았던 유격수로 나서기도 했다.
뉴욕 양키스의 수호신 마리아노 리베라는 2013년 43세 때 나선 마지막 올스타전에서 1이닝 퍼펙트로 MVP를 수상했다. 팀이 3-0으로 앞선 8회 구원 등판해 1이닝을 깔끔하게 막고 한 시대를 풍미했던 마무리 투수다운 면모를 뽐냈다. 리베라가 마운드에 오를 때 경기장을 가득 메운 관중과 양 팀 선수들은 더그아웃에서 수호신의 등장에 일제히 환호했다.
이밖에 뉴욕 양키스의 ‘영원한 캡틴’ 데릭 지터는 2014년 올스타전에서 2타수 2안타 1득점으로 마지막을 장식했다. 첫 타석에 설 때 상대 선발 투수 애덤 웨인라이트는 마운드에 오르지 않고 조금이라도 더 많은 팬들에게 인사를 할 수 있도록 기다렸다.
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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