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28ㆍ인천광역시청)이 6년만에 세계선수권 물살을 가른다.
제17회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수영선수권대회가 14~30일까지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다. 박태환은 주 종목인 남자 자유형 400m에서 입상을 노리고 있다.
그는 세계선수권과 인연이 깊다. 2007년 호주 멜버른 대회 자유형 400m에서 3분44초30의 기록으로 우상이었던 그랜트 해켓(37ㆍ호주)을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며 세계무대에 이름을 알렸다. 이어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도 거침없는 물살로 금메달을 딴 박태환은 2011년 중국 상하이 대회에서도 ‘기적의 스퍼트’로 정상에 올랐다. 2013년은 훈련 부족, 2015년은 금지약물 복용 징계로 불참했다.
박태환이 2014년 도핑 양성반응을 보여 국제수영연맹(FINA)으로부터 18개월 출전정지 징계를 받고 지난 해 리우 올림픽 전 종목에서 예선 탈락했을 때 다들 박태환의 ‘수영 인생’은 끝났다고 수군거렸다. 심지어 은퇴할 거란 예상도 나왔다.
하지만 박태환은 보란 듯이 재기에 성공했다. 지난해 11월 일본에서 열린 아시아수영선수권대회를 시작으로 출전한 국제대회에서 11개의 금메달을 휩쓸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세계선수권을 위한 ‘과정’이었다. 그래서 부활의 방점은 세계선수권에서 찍어야 한다. 박태환이 도핑징계, 올림픽 예선탈락이라는 오명을 씻는, 분노의 물결을 일으킬 수 있을지 관심이다.
박태환의 현실적인 목표는 메달 획득이다.
그의 올 시즌 자유형 400m 최고기록은 3분44초38로 세계랭킹 4위다. 1위는 쑨양(26ㆍ중국ㆍ3분42초16)이다. 가브레일 데티(23ㆍ이탈리아ㆍ3분43초36)와 리우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맥 호튼(21ㆍ호주ㆍ3분44초18)이 2,3위다. 수영 전문지 스위밍 월드 매거진은 “남자 자유형 400m에서 쑨양과 호튼, 데티가 3파전을 벌일 것이다”고 예측했다.
하지만 박태환의 최근 상승세를 고려하면 이들 3인방과 충분히 각축을 벌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그는 세계선수권 전초전 성격을 띤 지난 달 24일 이탈리아 로마 세테 콜리 대회 자유형 400m 결승에서 3분44초54에 터치패드를 찍어 데티(3분45초88)와 호튼(3분47초58)을 따돌리고 시상대 맨 위에 섰다. 쑨양이 불참한 가운데 호튼과 데티의 기록이 저조하지만 박태환이 자신감을 찾은 건 분명하다.
이번 대회 남자 자유형 400m 결승은 23일 벌어지며 자유형 200m 결승은 25일이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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