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3년간 3,000억원 투자
위드미→이마트24로 브랜드 변경
그룹 핵심사업으로 육성키로
노브랜드 등 PB 전용존 도입
문화 공간 넓힌 프리미엄 점포로
신세계그룹이 편의점 '이마트 위드미'의 이름을 '이마트24(emart24)’로 바꾸고, 3년간 3,000억원을 투자해 그룹 핵심사업으로 육성한다. 가맹점주에게 상품 공급 금액의 1%를 되돌려주는 ‘페이백’ 제도를 도입하고, 점포 운영기간에 따라 자녀 학자금을 지원하는 상생안도 내놨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던진 또 한번의 승부수다.
김성영 이마트위드미 대표이사는 13일 서울 스타필드 코엑스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그 동안 편의점 '위드미'의 약점으로 지적 받았던 브랜드 파워를 획기적으로 높이기 위해 ‘이마트24’로 브랜드를 교체키로 했다"고 밝혔다. 높은 인지도를 가진 이마트를 전면에 내세움으로써 신세계그룹이 운영하는 편의점임을 각인시키고 상품과 가격 신뢰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신세계그룹은 또 3년간 편의점 사업에 3,000억원을 투자해 이마트의 뒤를 잇는 새로운 주력 사업으로 키울 계획이다. 김 대표는 "급변하는 환경에서 혁신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절박함으로 위드미를 이마트24로 리브랜딩하게 됐다"며 "미래 신성장 동력의 핵심축으로 편의점 사업을 성장시키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마트24가 내세우는 핵심 전략은 크게 프리미엄과 공유(상생) 2가지다.
우선 신세계는 앞으로 개설하는 모든 편의점을 고객이 오래 머물 수 있도록 서비스ㆍ문화 공간을 넓힌 프리미엄 점포로 열 방침이며, 기존 점포 또한 단계적으로 개선할 예정이다. 상품 구성도 자체브랜드(PB)인 ‘피코크’ ‘노브랜드’ 전용존을 도입하는 등 경쟁력 있는 제품 중심으로 새롭게 바꾼다. 현재 2,168개인 매장에다 이 같은 프리미엄 점포를 매년 1,000개씩 추가로 열어, 최소 5,000개에 이르면 손익분기점에 도달할 것으로 신세계는 보고 있다.
상생과 관련해서는 2014년 출범 당시 내건 24시간 영업, 로열티, 중도해지 위약금 등이 없는 '3무(無)' 정책을 유지하면서 가맹점과 이익을 나누는 '성과 공유형 편의점' 모델을 도입한다. 점포 상품 발주 금액의 1%를 경영주에게 되돌려주는 ‘페이백’ 제도를 신설하고, 점포 운영 기간에 따라 자녀 학자금을 경영주에게 지원하는 복리후생제도도 도입한다.
일정 기간(6개월~1년) 본사가 매장을 직접 운영한 후 매출 비용 등 실적이 검증되는 시점에 가맹점으로 전환해 경영주들의 창업 위험을 줄이는 '오픈 검증 제도'도 도입한다.
이마트24는 올해 하반기에 '편의생활연구소'를 설립해 편의점과 관련된 새로운 정책이나 제도를 개발할 예정이다.
편의점 업계에서는 이마트24이 내놓은 전략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나타냈다. 업계 관계자는 “오픈 검증제도는 직영점으로 운영해 본 뒤 가맹점으로 전환하기 전까지 점포를 운영하는 직원이 한시적으로 필요하고, 가맹점으로 전환된 뒤 고용 유지 문제 등이 발생할 수 있다”며 “편의공간을 넓히는 프리미엄 전략도 상품 진열 공간이 줄면 매출이 감소할 수 있어 가맹점주들이 환영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또, 과감한 투자 전략이 오히려 수익성 악화를 불러 올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위드미는 올해 1분기까지 누적적자가 880억원에 달했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경영주와의 성과 공유가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경영주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의 착한 프랜차이즈 모델을 만들 것"이라며 “이마트가 지난 24년간 쌓아온 성공 DNA를 편의점 사업에 이식해 편의점 시장의 새로운 시장 질서와 규칙을 만드는 '게임 체인저'로 자리매김하겠다"고 강조했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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