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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이 마지막 올스타전에서 고개숙인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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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이 마지막 올스타전에서 고개숙인 이유는?

입력
2017.07.13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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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올스타전에 출전한 이승엽. 삼성 제공
지난해 올스타전에 출전한 이승엽. 삼성 제공

‘국민 타자’ 이승엽(41ㆍ삼성)에겐 늘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진다. 경기 성적과도 상관이 없다.존재감만으로 주위를 압도한다. 하지만 본인은 정작 그런 관심을 늘 피하려고 한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는 속담처럼 겸손과 절제가 몸에 배었다. 한결같이 솔선수범하고, 자신보다 주위를 살핀다.

이승엽의 성격은 그라운드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야구의 꽃은 홈런이다. 홈런을 터뜨린 후 일명 ‘빠던’(배트 던지기)세리머니에 비교적 관대한 KBO리그 특성상 그 순간을 즐길 수 있다. 하지만 홈런왕 이승엽은 세리머니 없이 빠르게 베이스를 돈다.

2015년 6월23일 부산 롯데전 당시에는 왼손 신인 투수 조현우를 상대로 장외 홈런을 치고도 고개를 숙인 채 그라운드를 돌았다. 어린 선수의 기를 죽인 것 같아 미안한 마음 때문이었다.

올해 은퇴 시즌으로 못 박은 이승엽은 당당히 드림 올스타 지명타자 부문 투표 1위에 올라 역대 최고령으로 ‘별들의 잔치’에 초대 받았다. 야구를 시작한 고향 대구에서 14~15일 이틀간 야구 팬들과 즐길 수 있는 마지막 축제 무대를 앞두고 있지만 그의 입에서는 뜻밖에 “죄송하다”는 말이 먼저 나왔다.

최근 전직 프로야구 심판과 두산 구단 전 대표의 금전 거래, LG 투수 윤지웅의 음주 운전, 승부조작을 시도한 조직폭력배의 구속 등 갖가지 사건 사고로 팬들에게 실망만 안겨준 것이 마음에 걸린 것. 이승엽은 “요즘 프로야구에 크고 작은 사건들이 있었는데, 이번 올스타전은 팬들에게 죄송한 마음으로 뛰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현역 마지막 시즌에도 매섭게 돌아가는 이승엽의 방망이. 삼성 제공
현역 마지막 시즌에도 매섭게 돌아가는 이승엽의 방망이. 삼성 제공

그는 또한 올스타전에서 주인공이 되는 것도 고사했다. 이 무대는 모두의 축제이자 후배들이 빛나야 하는 자리라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KBO는 한국 야구 최고 스타를 그냥 보내줄 수 없었다. 이승엽의 뜻을 존중하면서도 “최소한의 행사를 위해 마음을 열어달라”고 부탁했고, 이승엽은 단독 팬 사인회, 두 아들 은혁(13), 은엽(7)군과 함께하는 시타ㆍ시구ㆍ시포 행사, 헌정 유니폼 증정식에 참가하기로 했다. KBO는 “세 부자가 그라운드 위에 함께 서는 것은 사상 처음으로 이승엽의 가족에게도 특별한 시간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후배들도 ‘살아 있는 전설’과의 마지막 올스타전을 즐기며 추억을 쌓고 싶어한다. 두산 내야수 최주환은 “6월초 이승엽 선배님을 경기 전 실내 연습장에서 잠깐 봤을 때 인사를 드렸더니 ‘요즘 잘 치더라’면서 악수해줬는데 그 때 올해가 마지막이니까 꼭 올스타전에 나가 한번이라도 같이 뛰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kt 내야수 박경수도 “마지막 올스타전이니까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승엽은 홈런으로 따라올 자가 없는 ‘슈퍼스타’다. 일본프로야구에서 8시즌을 뛰고도 12일현재 KBO리그 개인 통산 최다인 459홈런을 쳤다. 역대 한 시즌 최다 홈런(2003년 56개), 최다 홈런왕 타이틀(5회)도 보유하고 있다. 현역 마지막 시즌인 올해에도 팀 내에서 가장 많은 16홈런을 기록 중이다.

팬들은 이승엽의 은퇴를 아쉬워하고 있지만 그는 떠나야 할 때를 분명히 알고 있다. “주위에서 ‘실력 때문에 떠나는 게 아니라 떠나야 할 때 떠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도록 하고 싶습니다.” 이승엽의 ‘마지막 해’ 유일한 바람이다.

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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