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 여대생 3명 ‘리프레임’ 결성
박재연ㆍ서유진ㆍ윤혜원씨
다큐 제작 후 SNS 공개 위해
하와이 ‘부인회’ 등 흔적 답사
“잊혀진 역사 찾는 노력 이을 것”
“대중들에게 하와이는 휴양지로 여겨지고, 독립운동가는 으레 남성일 거란 인식이 있죠. 이런 것들을 당연시 하는 시각을 바꿔 보고 싶었습니다.”
24살 동갑내기인 박재연ㆍ서유진ㆍ윤혜원(인하대 문화콘텐츠4)씨. 이들은 ‘재구성하다’라는 뜻의 영단어인 ‘리프레임’을 팀명으로 정하고, 하와이 여성 독립운동가들의 이야기를 영상에 담기 위해 지난 3일 하와이로 훌쩍 떠났다. 일제시대 하와이에서 활동한 여성 독립운동가들을 재조명하려는 게 이유다. 그리고 목표는 여태 소외된 채 제대로 평가 받지 못하는 여성 독립운동과 그 흔적을 모아 다큐멘터리로 제작하고, 제작한 영상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개하는 것이다.
태평양을 건넌 ‘리프레임’은 먼저 하와이 독립운동사를 수십 년째 연구해오고 있는 이덕희 하와이 한인이민연구소 소장과 만났다. 하와이에서 조선 독립을 위해 싸웠던 여성들이 결성한 단체만 해도 신명부인회와 부인교육회, 대한부인구제회, 영남부인회, 대한부인회, 대한인애국부인회 등 적지 않지만 하와이를 비롯한 미주에서 활동했던 여성 독립운동가에 대한 기록은 거의 남아있지 않다. 이 소장은 최근 이들 단체에서 독립운동에 헌신한 여성들의 기록을 담은 ‘하와이 여성 독립운동사’를 발간한 인물이다. 윤혜원 씨는 “남성 위주로 기록된 역사 속에서 프레임 밖으로 밀려난 여성들에게 공감을 했기 때문에 여성 독립운동가라는 주제에 접근하게 됐다”고 했다.
리프레임은 이 소장과의 만남에 이어 소수민족 이민 선조들의 역사를 담고 있는 민속 박물관 ‘와이파후 플랜테이션 빌리지’에서 한국관을 관리하고 있는 토니 리 관장을 만났다.
소수민족 이민자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이 곳에서 리프레임은 일제강점기 당시 하와이로 노동이민을 온 조선인들이 중노동으로 번 돈을 고국의 동포와 상해 임시정부에 독립자금을 보낸 사실들을 기록했다. 1909~1920년 하와이 국민회가 모은 독립자금은 300만 달러에 이른다. 박재연 씨는 “하와이에서 수 십 년 간 잊혀져 가고 있는 우리 역사를 찾아내려는 연구자들의 노력을 우리가 이어가야겠다”고 다짐했다.
리프레임은 하와이에서 여성 독립운동가들의 흔적을 찾는 작업을 계속할 예정이다. 이들은 지난해 매각된 한국독립문화원을 방문해 현재 처한 상황을 확인하고 하와이 이민 1세대들이 묻혀있는 누오아누 한인 묘지 등도 찾을 예정이다.
자신들이 기획한 ‘하와이, 여성 독립운동가 이야기’ 프로젝트가 한국장학재단이 주관한 ‘세계를 향한 꿈 도전단’ 공모사업에 선정되면서 시작된 리프레임의 여정은 17일까지 이어진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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