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총재 한 달 전 금리 인상 시사 불구
소비개선세 미약ㆍ가계부채 부담 등 감안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또 다시 사상 최저 수준인 연 1.25%로 동결했다.
한은은 13일 오전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와 같은 연 1.25%로 유지하기로 했다. 기준금리는 작년 6월 0.25%포인트 인하된 이후 13개월째 최저금리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날 금리 동결은 수출 대기업 중심 성장이 경제 전반에 아직 ‘낙수효과’를 내지 못하는 점을 감안한 결과다. 새 정부 출범 후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심리는 커졌지만 민간 소비나 청년 실업률 등은 여전히 개선되는 모습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 정부도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7월호’에서 “수출 증가세, 소비심리 개선 등 회복 신호가 이어지고 있지만 소비ㆍ서비스업 생산이 조정 받는 등 내수 회복세가 견고하지 않은 모습”이라고 진단한 바 있다.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정부의 추가경정예산도 집행시 성장률 상향 요인으로 분석되지만 여아 간 이견으로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물가, 수출 등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주는 국제유가도 하반기 전망에 불확실성이 큰 상태다. 1,400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도 큰 부담이다. 집을 사느라 대출을 받은 가구나 채무 과다ㆍ저소득층 등이 금리 인상 충격을 흡수할 여력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미국과 유럽 등 세계 중앙은행이 점진적 유동성 축소로 방향을 잡은 가운데 한은은 일단 ‘인상 깜빡이’는 켜둔 채 동결을 선택했다. 이주열 총재는 한 달 전 “통화정책 완화 정도의 조정이 필요하다”며 3년 만에 처음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금융시장에서는 한은이 다음 달 정부 가계부채 대책 발표 후 부동산 시장 움직임과 10월 발표할 내년 경제전망 등을 살핀 뒤 다음 행보를 결정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용식 기자 jawoh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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