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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못 믿는 성주 주민들, 경찰 1500명과 한때 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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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못 믿는 성주 주민들, 경찰 1500명과 한때 대치

입력
2017.07.12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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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트럭 견인 위해 기지 입구 봉쇄

주민 50명 “경찰 빼라” 몰려와

몸싸움 벌어지자 견인 포기

사드 찬성 집회에 민민갈등도

13일 대규모 찬반 집회 긴장 고조

12일 경북 성주군 소성리 마을회관 인근에서 주민들이 경찰에 항의하고 있다. 김재현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12일 경북 성주군 소성리 마을회관 인근에서 주민들이 경찰에 항의하고 있다. 김재현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12일 경북 성주군 소성리 마을회관 인근에서 주민들이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김재현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12일 경북 성주군 소성리 마을회관 인근에서 주민들이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김재현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경북 성주군청 건너편 주차장 텐트 안에 성주사드철회 투쟁위원회 측에서 투쟁 날짜를 기록한 달력이 내걸려 있다. 김재현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경북 성주군청 건너편 주차장 텐트 안에 성주사드철회 투쟁위원회 측에서 투쟁 날짜를 기록한 달력이 내걸려 있다. 김재현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12일 경북 성주군 소성리 마을회관 앞 공터에서 사드철회 투쟁위원회 소속 주민들과 원불교 신자들이 ‘사드 반대’ 자유발언을 듣고 있다. 김재현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12일 경북 성주군 소성리 마을회관 앞 공터에서 사드철회 투쟁위원회 소속 주민들과 원불교 신자들이 ‘사드 반대’ 자유발언을 듣고 있다. 김재현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지난 해 7월 13일 국방부는 경북 성주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를 배치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날을 계기로 특산물 참외 정도로 이름난 성주는 사드 배치 찬반을 둘러싼 각종 단체들의 대립 중심에 서면서 전국적인 관심지역으로 떠올랐다. 사드 배치 작업이 완전히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주민들간 갈등양상까지 더해졌고, 일부 주민들은 사드 기지 입구를 막고 차량을 통제하면서 행정과 경찰 등 공권력이 미치지 못하는 사태까지 벌어지고 있다.

12일 오전 8시 사드 기지인 롯데골프장 입구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앞. 사드기지 방향 왕복2차선 도로 양쪽 500m 가량을 경찰 1,500여 명이 에워쌌다. 순간 주민 50여명이 몰려와 경찰과 대치했다. 주민들은 “경찰 빼라”는 고함을 쳤고 한때 경찰과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날 상황은 국방부측이 골프장 내 구덩이에 빠진 한국군 트럭을 견인하기 위해 10톤짜리 견인차와 부식차량 3대를 동원하는 과정에서 일어났다. 경찰관계자는 “단순한 견인작업을 주민들이 오해해 작업 진행을 막을 것에 대비해 경력을 배치했다”고 해명했으나 주민들을 설득시키지는 못했다.

경찰은 “사드철회 성주투쟁위원회에 견인차 진입사실을 통보했다”고 밝혔으나 투쟁위 측은 “견인차 진입에 1,000명이 넘는 경찰이 배치돼 혹시나 하는 마음에 주민들이 막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방부측은 경찰과 주민들이 엉켜 몸싸움이 발생할 경우 부상자가 나올 것을 우려, 결국 이날 차량 견인을 포기했다고 밝혔다. 군과 주민의 불신이 극에 달한 상황을 고스란히 보여준 사례였다.

이날 오후2시 소성리 마을회관 앞 공터에서는 수요집회가 열렸다. ‘생명평화 위협하는 사드배치 절대반대’ ‘STOP THAAD in KOREA’라는 플래카드를 배경으로 사드철회 투쟁위 60여 명은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고 “사드 반대”를 외쳤다.

또 이날 오후7시 성주군청 맞은편 주차장에서는 주민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평화기원 성주음악회’가 열렸다. 이곳에도 ‘불법사드 원천무효’, ‘미국사드 필요없다’는 플래카드가 나부끼고 있었고 천막 안 한 편에는 ‘12일 365’, ‘13일 366’ 등 투쟁 날짜에 파랑 나비리본을 그린 달력도 내걸려 있었다.

김충환(55) 성주사드철회 투쟁위원장은 “사드 성주배치 발표부터 1년동안 롯데의 골프장 부지제공, 사드 반입 등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싸워왔다”며 “반드시 사드가 철회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성주가 사드반대 집회만 이어온 것은 아니다. 11일에도 보수단체 회원 12명이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서 사드찬성 집회를 열고 700여m 떨어진 진밭교까지 가두행진을 벌이려다 경찰을 사이에 두고 주민 30여 명과 대치하는 등 지난달부터 산발적인 집회를 열고 있다.

보수단체인 서북청년단 정함철(44) 구국결사대장은 “사드배치의 원인은 북한핵인데, 북핵폐기보다 사드반대만 외치는 이유를 알 수 없다”며 “불법집회가 더 이상 공권력을 무기력하게 만드는 것도 용인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1년간 성주는 긴장과 갈등의 연속이었다. 국방부가 당초 사드기지로 발표한 성주군 성주읍 성산포대는 성주읍에서 1.5㎞ 떨어진 지리적 위치 때문에 전자파가 공포의 대상으로 떠올랐고 “제3의 장소를 결정해달라”는 김항곤 성주군수의 요청에 따라 초전면 소성리 ‘롯데스카이힐 성주골프장’으로 배치장소가 변경됐다. 그러자 인접지역인 김천시민과 성지 인근의 원불교 신자들이 반대 대열에 합류했다. 상경투쟁과 삭발, 혈서가 이어졌지만 4월26일 사드 2기가 반입됐다. 새 정부는 제대로 환경영향평가를 밟도록 조치, 사드발사대 배치 일정을 늦추면서도 사드반대는 아니라는 입장이어서 성주의 사드갈등은 마침표를 찍지 못하고 있다.

공권력도 무력했다. 사드 반입 전후인 4월말쯤 주민들이 소성리 마을회관 앞을 통과하는 군 차량 진입을 막았다. 경찰 관계자는 “당시 주민들이 너무 격앙돼있어 공권력을 집행할 엄두를 내지 못할 정도였다”라고 전했다. 그나마 문재인 대통령이 사드 배치와 관련 환경영향평가를 하겠다고 지시한 이후 주민들의 감정은 조금 수그러든 상태다.

이런 가운데 13일에는 사드반대 투쟁위와 보수단체 모두 성주에서 1주기 대규모 집회를 예고하고 있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성주=김민규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김재현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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