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구 결번의 시초는 1939년 미국 메이저리그(MLB) 뉴욕 양키스의 루 게릭(4번)이다. 그는 1루수이자 4번 타자로 활약하며 130경기 연속 출전이라는 대기록을 세웠으나 운동신경세포가 파괴되는 근위축성 측색경화증(ALS)이라는 희귀 병으로 숨을 거뒀다. 그의 이름을 따 ‘루 게릭 병’으로 불리는 불치병이다. 메이저리그에는 전 구단이 쓸 수 없는 영구 결번도 있다. 1997년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최초 흑인 선수 재키 로빈슨의 MLB 입성 50주년을 맞아 그의 등 번호 42번을 전 구단 영구결번으로 지정했다. 일본 프로야구에서는 요미우리의 오 사다하루(1번), 나가시마 시게오(3번) 등이 영구결번의 영광을 안았다.
축구의 경우 이탈리아 AC밀란의 3번(파올로 말디니)과 6번(프랑코 바레시), 나폴리의 10번(디에고 마라도나) 등이 대표적이다. 네덜란드 축구의 전설 아약스의 요한 크루이프(14번)도 빼놓을 수 없다. 카메룬의 마크 비비앙 푀는 2003년 컨페더레이션스컵 도중 심장마비로 갑자기 숨을 거둬 큰 충격을 안겼다. 푀를 추모하기 위해 맨체스터 시티(23번), RC랑스(17번), 올림피크 리옹(17번)에서 그가 달았던 등 번호를 영구결번으로 선언했다. 북미아이스하키리그(NFL)의 전설적인 골잡이 웨인 그레츠키의 등번호 99번은 1999년부터 NHL 전체에서 영구결번이다. 미국프로농구(NBA)에서는 LA 레이커스의 체임벌린(13번)과 매직 존슨(32번), 시카고 불스의 마이클 조던(23번) 등이 있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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