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부 “세컨더리 보이콧 검토”
미국이 11일(현지시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로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요격에 성공했다. 사드로 IRBM에 대한 요격시험을 한 것은 처음이다.
외신에 따르면 미 국방부 미사일 방어청(MDA)이 이날 알래스카주 코디악 태평양우주발사기지에서 발사한 사드 요격미사일이 하와이 북쪽 태평양 상공에서 에어포스 C-17가 발사한 IRBM표적체를 격추시켰다. 사드 시스템 제작사인 록히드마틴은 “사드 레이더가 목표물을 포착한 뒤 이를 추적했으며 즉시 요격 미사일을 발사해 IRBM의 재진입체 부분을 직접 가격(direct collision)해 파괴했다”고 밝혔다. MDA도 이날 성명을 내고 “사드의 IRBM급 미사일에 대한 요격시험 성공으로 북한 등 여러 나라에서 개발하고 있는 미사일 위협으로부터 미국을 방어할 능력을 강화시켰다. 전략적 억지능력도 확장하게 됐다”고 밝혔다. 록히드마틴 측은 이번 시험이 2005년 이후 시도한 14번째 사드 요격시험으로, IRBM을 대상으로 한 시험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14번 요격 시험은 모두 성공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폭스뉴스의 IRBM 요격 동영상을 올려 시험 성공을 자축했다. 전문가들은 지난 4일 북한이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4형은 정상각도로 발사할 경우 사거리가 8,000~1만㎞에 달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알래스카 및 넓게는 미국 중서부지역까지 타격 대상이 된다는 점에서, 미국은 이날 의도적으로 알래스카 기지에서 IRBM 요격시험을 진행, 북한의 미사일 위협을 무력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도 해석된다.
이날 요격 시험에 대해 중국 측은 주한미군 사드 배치에 반대한다는 뜻을 되풀이 했다. 겅솽 (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우리는 유관 각국이 미사일 요격 문제에서 모두 신중하게 행동하고 전 세계와 지역 안전에 불리한 영향을 주지 않기를 바란다”며 “한국 사드 배치에 대한 미국의 입장이 확고하고 명확하며 우리는 이에 결연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에 앞서 미국은 중국을 겨냥해 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 기업ㆍ은행ㆍ정부를 제재하는 ‘세컨더리 보이콧’ 실시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헤더 노어트 미 국무부 대변인은 11일 정례브리핑에서 “제3자 제재를 기꺼이 검토할 것이고, 다른 나라가 북한에 재정적 도움을 주는 활동을 한다면 그 나라들을 제재하는 것을 기꺼이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어트 대변인은 이어 “우리 정부는 중국과 계속 대화하면서 '당신들이 한 일에 대해 고맙지만, 우리는 당신들이 훨씬 더 많이 (북한을 제재)하기를 원하고 기대한다'고 말해왔다”면서 "이런 대화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채지선 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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