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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는 폭군 진시황 같다”

입력
2017.07.12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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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대 미국인 학생 졸업 연설

멕시코 국경장벽을 만리장성 비유

中 SNS서 동영상 공유 큰 인기

베이징대 미국인 유학생 코디 애비의 졸업 연설 영상. 먀오파이 캡쳐
베이징대 미국인 유학생 코디 애비의 졸업 연설 영상. 먀오파이 캡쳐

중국 베이징(北京)대 졸업식에서 미국인 유학생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폭군 진시황에 빗대 비판한 영상이 화제가 되고 있다.

12일 홍콩 일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 5일 베이징대 옌징(燕京)학당 졸업식에서 석사과정을 마친 미국인 코디 애비는 트럼프 대통령이 불법이민자 유입을 막겠다며 설치를 추진한 국경장벽을 진시황의 만리장성에 비유하며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는 “내 나라 대통령이 중국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는 만리장성을 경외하기 때문”이라며 “그 이유는 중국의 문화유산이어서가 아니라 진시황처럼 이런 장벽을 건설해 미국 국민을 외부로부터 단절시키기를 원하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애비는 이어 “공자가 말한 조화의 개념이 무슨 의미인지 트럼프 대통령에게 설명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불법이민자들을 막기 위해 멕시코와의 국경에 장벽을 설치하겠다고 언급하면서 만리장성의 영어 명칭인 ‘더 그레이트 월(the Great Wall)’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바 있다. 멕시코 국경 벽을 “만리장성에 비하면 땅콩만한 프로젝트”라고 옹호하기도 했다.

애비가 유창한 중국어로 12분 간 졸업연설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자 청중들은 20초 이상 박수와 환호를 보냈고, 중국 네티즌들은 그의 연설 동영상을 중국판 유튜브인 먀오파이(秒拍)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퍼나르며 큰 관심을 보였다. 일부 네티즌들은 “애비가 미국에서 배신자로 낙인찍힐 것 같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앞서 미국 메릴랜드주립대의 중국인 유학생 양수핑(楊舒平)은 지난 5월 졸업 연설에서 미국의 언론 자유와 깨끗한 공기를 찬양했다가 중국 네티즌들로부터 맹비난을 받은 바 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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