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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새만금에서 에너지 얻고 미세먼지 줄인다면

입력
2017.07.12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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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면적의 3분의 2, 여의도 면적의 140배 규모의 새만금은 ‘단군 이래 최대 사업’이라는 간척사업으로 만들어졌다. 중국 서해안 거점지역인 다롄, 옌타이, 칭다오 지역과 가까운 거리에 위치해 있어 ‘환황해권 첨병기지’로도 통한다. 하지만 1991년 첫 삽을 뜬 이후, 무려 30년 가까이 경제개발과 환경보존을 둘러싼 갈등으로 인해 사업자체가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했다. 그러나, 오랜 시간 지지부진했던 새만금 사업에 순풍이 불고 있다. 지난 5월 말, 군산 신시도에서 열린 바다의 날 행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새만금을 직접 챙기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이다.

새만금 사업이 탄력을 받으면서 사료작물 재배단지로서의 새만금의 역할이 부상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올해 새만금 사료작물 재배면적을 지난해보다 300ha 늘어난 1,300ha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이를 계기로 새만금 간척지에서의 사료작물 재배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수입의존도가 18%에 달하는 사료작물을 국내에서 재배하면 축산농가 경쟁력 확보에 기여할 수 있다.

동물 먹이로 활용하기 위해 재배되는 사료작물 중 최근 에너지원으로 사용이 가능하여, 경제ㆍ환경적 측면에서 급부상한 작물이 있다. 삼베의 원료인 삼과 비슷한 ‘케냐프’라는 작물이다. 케냐프는 기후나 토양 적응력이 강해서 벼 대체 작물로 재배할 수 있다. 이산화탄소흡수량은 ha당 32톤 이상으로 볏짚보다 5배 이상 많다. 발열량도 ㎏당 4,300㎉로 소나무 펠릿이나 무연탄 6등급 수준이어서 석탄 대체연료로서도 가치가 있다. 반면, 미세먼지의 주요인인 회분함량이 석탄의 4분의 1수준으로 매우 낮다. 전북 농업기술원의 연구에 따르면, 케나프는 중간 이상의 내염성(소금 농도에 견디는 성질)을 가져 간척지에서도 생산성이 있고, 짧은 기간에 에너지 문제와 국토의 효율적 활용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 좋은 대안으로 삼을 만하다.

최근 석탄연료 사용에 따른 온실가스와 미세먼지 발생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올랐다. 석탄 사용에 의한 대기오염에 따른 사회적 비용이 연 104조원이고, 초미세먼지로 매년 1,100여 명이 조기 사망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어느 때보다 미세먼지가 핵심 환경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케냐프가 신재생에너지 산업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새 정부는 2030년까지 전 에너지의 20%를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하는 ‘신재생에너지 확대정책’을 공약으로 내세운바 있다. 이를 위해 석탄연료 사용 감축을 추진하고는 있지만 석탄가격이 저렴하다는 점과 석탄을 연료로 하는 대형 발전설비의 가동을 당장 멈추게 할 수 없다는 이유로 당분간 석탄연료 사용의 급격한 감축은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

따라서 점진적으로 석탄화력 발전의 비중을 축소해 나가는 정책이 요구된다. 현실적인 대안으로는 연료비용이 고가인 신규발전소의 건설보다 기존 석탄발전소에서 바이오 매스를 석탄 대신 연료로 사용하는 석탄연료대체(Fuel switching)가 대안의 하나다. 영국의 경우, 바이오 매스 에너지 생산기술의 발전으로 고청정 연료인 목재 펠릿을 활용한 에너지 생산이 전체 재생에너지의 20%를 차지한다.

새만금 간척지에 벼 대신 케냐프를 재배하면 쌀 재배 면적이 축소되는 동시에 석탄을 대체할 에너지원을 확보할 수 있다. 물론, 비상시에는 언제든지 논으로 전환하여 쌀을 생산할 수도 있다. 케냐프 활용으로 사료문제도 해결하고 석탄사용을 줄여 미세먼지 감소효과까지 거둘 수 있다. 오랫동안 기다려온 새만금 간척지, 순풍 부는 이 땅에 케냐프를 활용하여 일석삼조의 효과를 거둬보자.

라승용 전북대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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