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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옷도 통제?' 스포츠 드레스 코드를 보는 두 가지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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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옷도 통제?' 스포츠 드레스 코드를 보는 두 가지 시선

입력
2017.07.12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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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너스 윌리엄스./사진=윔블던 공식 인스타그램.

[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속옷 색깔도 통일하라?'

비너스 윌리엄스(37ㆍ미국)는 지난 3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윔블던의 올잉글랜드 클럽에서 열린 2017 윔블던 테니스대회 여자단식 1회전 후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그는 엘리제 메르텐스(22ㆍ벨기에)와 경기 중 브래지어를 갈아입어야 했다. 분홍색 브래지어 어깨 끈이 드러난 게 문제였다. 그는 2-0으로 이겼지만 경기 후 "브래지어에 관해 얘기하고 싶지 않다. 그런 질문은 나를 불편(Awkward)하게 만든다"고 언급했다.

2014년 대회부터 선수들의 브래지어와 언더웨어도 흰색으로 통일하도록 '드레스 코드'가 강화됐다. 이 규정 탓에 그 해 대회 여자 단식에 나선 나오미 브로디(27ㆍ영국)는 '노브라'로 경기를 치러야 했다.

색깔 있는 옷이 땀으로 몸에 붙은 모습이 부적절하게 보인다는 게 드레스 코드 도입의 표면적 이유다. 또 다른 메이저대회 US오픈은 1972년 흰색 드레스 코드를 폐지했지만, 권위와 전통을 중시하는 윔블던은 대회가 처음 시작된 1877년부터 지금까지 140년간 이 규정을 이어오고 있다. 겉옷 끝부분에 1㎝ 이내로 색깔이 들어가는 것은 허용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보이는 모든 복장은 흰색이어야 한다.

윔블던은 일부 관객에게도 '드레스 코드'를 주문하고 있다. 1922년 만들어진 윔블던 로열박스에는 흔히 명사들이 초대된다. 이 구역은 74개 좌석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 자리를 이용하는 남성은 정장 차림에 넥타이를 매야 하고 여성 역시 정장을 입어야 한다. 모자 착용은 불허하고 있다. 뒷 사람의 시야를 가릴 수 있기 때문이다.

드레스 코드 때문에 곤욕을 치른 스포츠 스타들은 많다.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54ㆍ미국)은 2012년 미국 마이애미주의 라 고스CC에서 지인들과 라운드를 하다 퇴출 당했다. 카르고 디자인의 팬츠를 착용한 탓이다. 일부 메이저 골프장은 라운드 티셔츠 착용을 금지하고 있으며 쇼트 팬츠를 입을 경우 품이 좁은 정장 형태의 '버뮤다 팬츠' 착용만을 허용하고 있다. 상류층을 상대로 하는 회원제 골프장에서 화물 적재 노동자들이 주로 입는 카키색 작업복 디자인의 카르고 팬츠는 적합하지 않다고 본 셈이다.

미국프로농구(NBA) 득점왕 출신 앨런 아이버슨(42ㆍ미국)은 현역 시절인 2005년 사무국이 공식 석상에서의 힙합 복장 착용을 금지하자 "당신들이 우리에게 원하는 옷을 입히겠다면 옷값을 지불해달라"고 비판했다. 아이버슨은 이전까지 공식 석상에서 두건을 쓰는 등 자유로운 패션을 선보여왔다.

스포츠 드레스 코드를 바라보는 시각은 팽팽히 맞선다. 찬성하는 쪽은 전통과 격식, 이미지 쇄신이라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다. 윔블던 등 권위 있는 특정 대회에서 시행하는 것인 만큼 전통으로 간주하고 존중해도 될 것이라는 의견이 있다. 골프 역시 격식과 매너의 스포츠인 터라 어느 정도의 드레스 코드는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지난 3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미셸 위(28ㆍ미국)가 선보인 '민소매 의상'이 논란이 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NBA가 드레스 코드를 도입한 배경 중 하나는 마약과 문신 등으로 얼룩진 리그 이미지를 쇄신하기 위해서였다.

반대 입장도 만만치 않다. 복장은 스포츠의 본질인 페어플레이, 경기력과는 별개이므로 각자의 개성을 존중해야 한다는 얘기가 있다. 또 하나의 이유는 인종 차별과 관련한 것이다. 윔블던의 흰색 드레스 코드나 골프계의 품격을 강조하는 드레스 코드는 귀족과 백인들을 위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테니스와 골프는 과거 귀족과 백인들의 전유물이었다. 이외 계층과 인종들에겐 차별로 받아들여질 수 밖에 없다는 견해다. 은퇴한 NBA 스타 스티븐 잭슨(39ㆍ미국)은 과거 리그에 드레스 코드가 강화되자 "힙합 문화의 주류인 흑인 선수들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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