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포천 민자도로 개통
강남까지 이동시간 30분 줄어
구리ㆍ남양주ㆍ양주ㆍ의정부 등
연말까지 5500가구 공급
다른 신도시에 비해 저렴 눈길
경기 북부 지역은 부동산 시장에서 ‘수도권의 변방’으로 취급돼 왔다. 무엇보다 서울 접근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달 30일 경기 구리시 토평동과 포천시 신북면을 잇는 구리~포천 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부동신 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구리~포천 고속도로는 경기 구리시 토평동과 포천시 신북면까지 본선구간 44.6㎞와 포천시 소홀읍에서 양주시 회암동을 연결하는 지선구간 6㎞를 잇는 민자고속도로다. 포천시 소흘읍의 소흘나들목(IC)에서 양 갈래로 나뉘며, 북쪽으로는 포천 신북IC까지 이어지고 서북쪽은 양주 옥정IC와 양주IC 2개의 나들목으로 연결된다. 통행요금은 최장구간(44.60㎞) 주행 시 승용차 기준 3,800원으로 책정됐다.
그 동안 경기 동북부 신도시에서 서울로 이동하기 위해선 상습 정체구간인 서울외곽순환도로(퇴계원~상일)나 동부간선도로(군자교~의정부), 국도 43호선(의정부~포천) 등을 이용해야 했다. 그러나 구리~포천 고속도로 개통으로 구리(구리시청 기준)에서 포천(포천시청)까지 이동시간이 기존 70분에서 35분으로 크게 단축됐다.
교통 여건이 크게 개선되면서 경기 동북부 지역의 부동산 시장도 활기를 띠고 있다. 구리~포천 고속도로 인근 지역 아파트값 상승률이 다른 곳보다 높게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구리~포천 고속도로 최대 수혜지로 꼽히는 경기 구리시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2015년 3억2,856만원에서 지난 6월 말 3억6,676만원으로 11.63% 올랐다. 같은 기간 경기 의정부는 2억1,594만원에서 2억3,488만 원으로 8.77% 상승했고, 경기 포천도 1억4,023만원에서 1억4,698만 원으로 4.81% 올랐다.
신내지구ㆍ갈매지구ㆍ별내지구ㆍ고산지구ㆍ양주신도시 등 구리~포천고속도로 인근 대규모 택지지구도 관심을 받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구리시 갈매동에 있는 LH3단지 아파트 전용면적 84.61㎡는 지난달 4억5,000만원(17층)에 거래됐다. 지난해 6월 이 아파트 전용면적 84.61㎡는 각각 3억2,600만원(5층)과 3억3,060만원(27층)에 거래됐다. 1년 만에 1억 원이 넘는 ‘웃돈’이 형성된 것이다.
경기 북부의 최대 규모 신도시인 양주신도시도 고속도로 개통의 혜택을 톡톡히 보고 있다. 옥정지구와 회천지구의 경우 고속도로 양주 및 옥정 나들목을 통해 서울까지 1시간 이내 이동이 가능해졌다. 서울 강남까지의 이동시간도 30분 정도 줄어 들었다.
양주신도시 전용면적 84㎡ 아파트 시세는 2억원 중후반대로 다른 수도권 신도시에 비해 저렴한 편이다. 양주신도시 A-15블록 ‘e편한세상 양주신도시 3차’(전용 66~84㎡ 1,566가구) 분양가는 전용 84㎡이 2억6,000만~2억9,000만원(3.3㎡당 평균 840만원선) 수준이다.
의정부 동쪽에 자리잡은 민락지구도 눈길을 끈다. 대규모 아파트 단지인데다가 고속도로 개통의 효과를 제대로 누릴 수 있다. 하반기에는 민락동 호반베르디움(1,567가구)과 민락2지구 우미린(732가구) 아파트 등의 입주도 예정돼 있다. 민락지구 전용 84㎡짜리 입주 10년 이내 아파트는 2억원대 후반에서 매매되고 있다.
건설사들은 구리~포천 고속도로 개통의 수혜지로 꼽히는 구리ㆍ남양주ㆍ양주ㆍ의정부 일대에서 연말까지 8곳 5,500여 가구의 아파트가 공급할 예정이다.
대림산업은 이달 중 구리시 수택동에서 ‘e편한세상 구리수택’ 아파트를 공급한다. 단지는 지하 3층 지상 29층, 10개동, 전용면적 59~84㎡ 733가구 규모로 구성된다.
포스코건설은 내달 의정부시 장암지구에서 ‘장암 더샵’ 아파트(전용 25~99㎡ 677가구)를 분양한다. 우미건설은 남양주 별내지구 A20블럭에 들어서는 아파트 585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옥정 나들목과 연결되는 양주옥정지구에는 오는 9월 모아종합건설과 미래도건설이 620가구를 공급한다.
구리~포천 고속도로 인근 신도시 아파트 매매시세는 다른 신도시에 비해 가격이 저렴해 내 집 마련 수요자들은 관심을 가져볼 만 하다는 게 전문가들 조언이다. 권강수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는 “신규 도로 개통은 교통량 분산과 주거여건 개선으로 아파트 거래와 매매가 상승 등 지역 부동산 시장의 큰 호재로 작용한다”며 “내 집 마련 수요자라면 다른 지역에 비해 저렴한 구리~포천 고속도로 인근 수혜지역을 선점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다산신도시 등 공급 물량이 많은 곳은 추가 상승폭이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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