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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남자만 센터코트에서?” 윔블던 성차별 불붙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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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남자만 센터코트에서?” 윔블던 성차별 불붙나

입력
2017.07.11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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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랭킹 13위의 옐레나 오스타펜코가 10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윔블던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여자단식 16강에서 랭킹 5위의 엘리나 스비톨리나(우크라이나)를 꺾었다. 이 경기는 소규모 코트에 해당하는 12번 코트에서 열려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런던=AP연합뉴스
세계랭킹 13위의 옐레나 오스타펜코가 10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윔블던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여자단식 16강에서 랭킹 5위의 엘리나 스비톨리나(우크라이나)를 꺾었다. 이 경기는 소규모 코트에 해당하는 12번 코트에서 열려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런던=AP연합뉴스

최고 권위의 테니스 대회 윔블던이 성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대회 메인 코트인 센터코트와 1번 코트를 남자부 경기에 집중 배정하면서다.

여자 테니스 세계랭킹 1위이자 윔블던 톱시드를 받은 안젤리크 케르버(29ㆍ독일)는 10일 (이하 한국시간)영국 윔블던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단식 4라운드에서 2015년 결승 진출자 가르비네 무구루사(24ㆍ15위ㆍ스페인)에게 1-2로 패했다.

톱 시드 선수가 16강 문턱을 넘지 못 하고 짐을 쌌다는 것도 이변이었지만 경기가 펼쳐진 코트를 두고도 논란이 뜨거웠다. 메인코트인 센터코트나 1번 코트가 아닌 2번 코트에서 경기가 펼쳐졌기 때문이다.

케르버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이번 경기가 2번 코트에 배정돼 놀랐다”고 운을 뗀 뒤 “무구루사와 나는 둘 다 매우 높은 수준의 훌륭한 경기를 펼쳤다고 생각한다. 나는 메인코트에서 경기가 열리길 바라고 있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디펜던트 등 외신에 따르면 윔블던 대회 첫 7일 동안 14개의 남자단식 경기가 센터코트에서 펼쳐졌다. 하지만 이 기간 센터코트에서 열린 여자단식 경기는 8개에 불과했다. 이에 더해 윔블던 남자단식에서 톱 시드를 받고 출전한 선수가 센터코트나 1번 코트가 아닌 곳에서 경기를 펼친 적은 21세기 들어 없었다.

프랑스오픈에서 깜짝 우승으로 돌풍을 일으킨 옐레나 오스타펜코(20ㆍ라트비아)도 한 마디 얹었다. 그는 윔블던에서 가장 작은 코트 중 하나인 12번 코트에서 펼쳐진 여자단식 16강 엘리나 스비톨리나(23ㆍ5위ㆍ우크라이나)와의 경기를 승리로 장식한 뒤 “나는 12번 코트보다는 더 큰 무대에서 뛸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남자 세계 1위 앤디 머레이(30ㆍ영국)도 이런 문제제기에 힘을 실었다. 그는 이날 단식16강에서 베노이트 파이레(28ㆍ프랑스)를 3-0으로 꺾은 뒤 기자회견에서 “(센터코트에 남자부 경기가 많은) 이런 일정표를 공정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나도 마찬가지다”고 말했다. 이어 “남녀 공평하게 메인코트에서 경기를 펼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그는 현재 하루에 남자부 2경기와 여자부 1경기를 펼치고 있는 일정표를 조금 앞 당겨 남자부와 여자부를 각각 2경기씩 펼치는 방법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어쩔 수 없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리차드 루이스 윔블던 대회 조직위원장은 “관중들의 선호와 방송 시간대에 따라 경기를 편성하는 것이지, 성차별로 인한 것은 아니다”고 항변했다. 윔블던은 오랜 역사와 전통 못지 않게 보수적인 분위기로도 유명하다. 남녀 상금을 동등하게 지급하기 시작한 것도 4대 메이저 대회 중 가장 늦은 2007년부터다.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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