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병ㆍ가족들 위한 다운타운엔
골프장ㆍ워터파크 등 위락시설
전시 전력 운용 효율 극대화 위해
평택항 등 연결 별도 철도시설까지
최첨단 시설 갖춘 ‘군사 신도시’
“단언컨대 여러분들이 보고 있는 이 기지는 그야말로 미 국방부의 해외 기지 중 단연 최고다.”
경기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에서 미8군 사령부 신청사 개관식이 열린 11일. 토머스 벤달 미 8군 사령관은 개관식 기념사에서 “미8군 역사의 새로운 장을 시작하게 됐다”고 감격했다. 주한미군 전력의 70%를 차지하는 미8군 사령부가 64년간의 용산기지 시대를 마감하고 이날 캠프 험프리스로 공식 입주하면서 평택기지 시대를 열었기 때문이다.
한미정상간 기지 이전 합의 이후 14년, 공사 착수 10년만에 완공을 목전에 둔 캠프 햄프리스는 평택시 송정동 일대에 444만평 규모로 조성된 미 8군의 새 둥지로 미 해외 주둔기지 중 최대 규모다. 기지 이름은 1961년 작전 도중 헬기 사고로 사망한 미 육군 장교 벤저민 K. 험프리 준위를 기념해 그의 이름을 따 명명됐다. 이날 문을 연 미8군 사령부 건물은 수원 화성 성곽을 형상화한 3층 건물로 1,063명을 수용할 수 있다. 주한미군은 올해 말까지 부지 이전 공사를 마무리하고 내년까지 기존 용산기지의 최소 인력만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미군 이전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취재진에게 공개된 캠프 험프리스는 대규모 ‘군사 신도시’를 방불케 했다. 기지 내 주한미군 장병과 가족들의 중심 생활권인 다운타운에는 대형 식료품 매장을 중심으로 도서관, 아이맥스 극장, 콘서트장, 볼링장, 워터파크 등 휴양지를 연상케 하는 위락시설들이 갖춰져 있다. 주한미군과 장병 가족들이 거주할 아파트 11층 발코니에 들어서자 캠프 험프리스 전경이 한 눈에 들어왔다. 잘 정돈된 잔디구장과 병원, 교회 너머로 18개 홀을 갖춘 골프장이 펼쳐졌다. 웬만한 위성도시와 다를 바 없는 모습이었다. 취재진을 안내한 패트릭 매킨지 주한미군기지관리사령부 부사령관은 “이전 완료 시 4만3,000여명의 주한미군과 가족들을 수용하게 된다”며 “기능별로 구역을 나누는 등 효율적으로 기지를 디자인했다”고 설명했다.
버스로 10분 가량을 달려 주거 지역을 벗어나자 중장비를 포함해 기지 내 모든 차량을 정비할 수 있는 차량정비 구역과 사격 훈련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차량 구역에는 이미 수백대의 군용트럭과 장갑차들이 도열해 있었다. 바로 옆 사격장에서는 소총 등 화기 실사격 훈련과 탱크 레이저 모의 사격 훈련이 진행될 예정이다.
캠프 험프리스에는 미8군을 비롯해 미 2사단, 제2항공전투여단 본부, 특수작전 부대 등 주한미군 대부분의 전력이 집중되는 만큼 전시 전력 운용의 효율성이 극대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별도의 철도시설을 만들어 오산 미 공군기지와 평택항 등과 연결되는 만큼 유사시 병력과 물자 이동이 신속하게 진행될 수 있기 때문이다. 벤달 사령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평택기지가 향후 주한미군 작전의 허브가 될 것”이라며 "(한반도에) 분산 배치된 패트리어트 미사일 포대들도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기존의 수많은 미군기지들이 낙후된 기지들을 최첨단 시설로 통합하며 부대 방호에도 네트워킹 측면에서 훨씬 더 발전하게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8군 사령부 신청사 옆 주한미군사령부 건물은 11월 말 정식 개관할 예정이다.
평택=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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