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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탄핵은 과한 정치 보복”…거꾸로 가는 류석춘 한국당 혁신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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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탄핵은 과한 정치 보복”…거꾸로 가는 류석춘 한국당 혁신위원장

입력
2017.07.11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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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농단 아닌 실패일 뿐” 주장

“당 너무 좌클릭” 동떨어진 시각도

장제원 “혁신이란 이름으로 극우”

정우택도 “논의 안된 발언 자제를”

류석춘 자유한국당 신임 혁신위원장이 11일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류석춘 자유한국당 신임 혁신위원장이 11일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혁신위원장에 임명된 류석춘(62) 연세대 교수가 “탄핵은 너무 과한 정치 보복이며 국정농단이 아닌 국정실패 일뿐”이라고 주장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한 의원들을 도리어 인적 청산 대상으로 몰기도 했다. 당내에선 “혁신이란 이름의 극우”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류 위원장은 취임 첫날인 11일 기자회견에서 “법리가 아닌 정치적 탄핵이며 굉장히 억울한 경우”라며 “뇌물죄로 엮으려는데 (그럴 수가) 없어서 검찰도 고생하고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매주 토요일 시청 앞과 청계광장 일대에서 태극기 집회에 열심히 참여하던 것이 개인적인 정체성”이라고도 했다. 그는 ‘탄핵 촛불집회’를 이명박 정부 때의 ‘쇠고기 촛불집회’에 비유하며 “근거 없는 허무맹랑한 얘기로 이명박 전 대통령이 국정에 혼선을 겪었듯, 박 전 대통령 탄핵도 비슷하게 흘렀다”고 주장했다.

당시 집권 여당으로서 탄핵을 막지 못한 한국당의 책임론도 거론했다. “옛 새누리당 시절 탄핵에 앞장선 의원들을 마치 대단히 양심적인 행동을 한 사람으로 치켜세우는 건 잘못됐다”는 것이다. 류 위원장은 그러면서 “그런 주장에 동조한 집권 여당 (의원들), 관련 부서의 책임자들, 언론들 모두 문제”라며 “(특히) 언론이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라”고 했다.

국정농단으로 보수가 궤멸의 위기에 이르렀기에 혁신해 재건해야 한다는 진단에도 동의하지 않았다. 류 위원장은 “정치적 혼란의 한복판에서 (중심을 잡고) 있어야 할 한국당이 언론이 하는 대로 동조했다”며 “우파의 가치를 제대로 몸에 배게 해 그런 행태를 바로잡겠다”고 말했다. ‘탄핵에 찬성하고 탈당했다가 복당한 의원들도 쇄신 대상이냐’는 질문엔 “경중을 따져 종합적으로 판단하겠다”고 했다. 그는 ‘경제민주화’ 등을 들며 “그간 한국당이 너무 ‘좌클릭’했다”고도 해 홍준표 대표가 천명한 ‘정책 혁신’과도 동 떨어진 주장을 내놨다.

류 위원장의 회견에 당은 벌써부터 술렁이고 있다. ‘복당파’이자 개혁성향인 장제원 의원은 페이스북에 “과거의 잘못을 언론 탓, 허무맹랑한 선동 탓, 동조한 국민 탓, 조작된 증거 탓으로 돌린다면 어느 국민이 우리의 혁신을 인정하겠느냐”며 “이렇게 당이 극우정당이 된다면 저부터 인적 청산 대상임을 자임하겠다”고 적었다. 장 의원은 본보 통화에서 “정식 임명 전에 홍 대표에게 여러 경로로 반대 의견을 전했지만 결국 류 교수로 확정이 됐다”며 “당의 정체성과 노선이 역행한다면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재선 의원은 “초유의 위기에 직면한 당을 살리고 보수를 재건하려면 (중도로의) 확장성도 중요한데, 류 위원장은 거꾸로 가고 있다”고 우려했다.

정우택 원내대표도 류 위원장에 ‘경고장’을 날렸다. 정 원내대표는 “혁신위에서 논의도 안 된 발언은 자제하는 게 좋다”며 “혁신은 누구든지 공감할 내용이어야 한다. 특정 개인의 생각을 전체화해선 안 된다”고 꼬집었다.

김지은 기자 luna@hankookilbo.com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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