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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골프장서 태극기 휘날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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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골프장서 태극기 휘날릴까

입력
2017.07.11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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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여자오픈 우승컵. USGA 제공
US여자오픈 우승컵. USGA 제공

총 상금 500만 달러(약 58억원), 우승 상금 90만 달러(약 10억원)를 자랑하는 최고 권위의 US여자오픈이 13일 밤(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베드민스터 트럼프 내셔널 골프장(파72ㆍ6,732야드)에서 개막한다.

US여자오픈은 남자 대회인 US오픈과 함께 미국골프협회(USGA)가 주관하는 내셔널 타이틀 대회로 여자프로골프대회 중 가장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1946년 시작해 올해 72회를 맞았다.

US여자오픈은 오랜 역사 못지 않게 다른 대회와는 차원이 다른 상금으로도 유명하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5대 메이저 대회 가운데 단연 최대 규모다. 지난해 총 상금 450만 달러를 내걸었던 US여자오픈은 올해 50만 달러를 늘려 여자골프대회 사상 처음으로 500만 달러 고지를 돌파했다. 우승상금도 지난해 81만달러에서 올해 90만 달러로 늘렸다. US여자오픈을 제외 한 나머지 4개 대회 중 가장 많은 상금이 걸려 있는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은 총 상금 350만 달러에 우승 상금 52만5,000달러 규모다. LPGA투어에서 상금 규모가 200만 달러를 넘는 대회는 많지 않다.

US여자오픈은 유독 한국과 인연이 깊다. 1998년 박세리가 맨발의 투혼으로 챔피언에 등극한 장면은 지금까지도 한국 골프 역사의 명장면으로 남아있다. 박세리의 등장으로 한국 골프는 급성장했고, 이 장면을 보고 자란 박인비(29ㆍKB금융그룹)는 2008년과 2013년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박인비가 이번에 우승을 추가할 경우 아니카 소렌스탐(47ㆍ스웨덴)에 이어 11년 만에 US여자오픈 3승 선수가 된다. 세계랭킹 1위 유소연(27ㆍ메디힐)도 2011년 이 대회 우승으로 LPGA 무대에 이름을 알렸고 전인지(23ㆍ브라이트퓨처) 역시 2015년 우승으로 골프 스타 반열에 합류했다. 이 밖에도 김주연(36), 지은희(31ㆍ한화), 최나연(30ㆍSK텔레콤) 등 US여자오픈 역대 챔피언 명단에 7명의 한국인이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한국은 여자골프 세계 최강국 지위에 올랐다. 올 시즌 진행된 LPGA투어 18개 대회에서 8개의 우승컵을 한국 선수가 차지했다.

이번 US여자오픈에서도 한국 선수들의 강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출전 선수 156명 가운데 18%인 28명이 한국 국적을 가졌을 뿐 아니라 유력한 우승후보 역시 한국인들이다. 이미 우승의 단맛을 본 박인비, 유소연, 전인지 등을 비롯해 준우승을 두 번이나 했던 양희영(28ㆍPNS창호)과 첫 메이저 우승을 노리는 김세영(24ㆍ미래에셋)도 우승권에 근접해있다.

대회의 개최지를 두고도 관심이 뜨겁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소유의 ‘트럼프 골프장’에서 대회가 열리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인종 차별이나 여성 비하 발언을 일삼으면서 여자골프 메이저 대회를 ‘트럼프 골프장’에서 개최하는 것이 적절한지 여부를 두고 논란이 일었다. 메이저 통산 2승을 거둔 브리타니 린시컴(32ㆍ미국)은 앞서 미국 지역지 시카고 트리뷴과의 인터뷰에서 “대회장에 대통령이 오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현지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회 기간 경기장을 방문할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미국 골프채널은 대회가 열리는 기간인 14~16일 미국 연방항공청이 뉴저지주 모리스타운, 베드민스터 일대를 VIP 임시 비행 제한구역으로 지정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회 기간 경기장 방문을 암시한다고 매체는 덧붙였다. 골프광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대선 유세 도중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소유인 스코틀랜드 턴베리 골프장에서 치러진 브리티시여자오픈 때 헬리콥터를 타고 요란하게 행차한 바 있다.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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