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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문화] 초보 창업가의 교훈

입력
2017.07.11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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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학교를 창업한 지 1년이 넘었다. 3명에서 시작하여 어느새 두 배가 넘는 동료들과 함께하고 있다. 삼성을 다닐 때는 100명짜리 조직에서 막내 역할을 주로 했다. 당시에는 상무님의 입장이 잘 이해가 안 되었는데, 이제는 조금 알 것도 같다. 리더란 정말 외로운 자리라는 것을. 그런 의미로 창업 후 1년, 아직은 초보 대표로서 그 동안 배운 점들을 나누고자 한다.

첫째, 워크숍을 간다고 꼭 팀워크가 좋아지진 않는다. 지난 봄, 큰 맘을 먹고 창업 후 처음 제주도 워크숍을 다녀왔다. 보통 금토일 주말을 끼고 자비 부담이 있는 워크숍과는 달리, 무려 월화수라는 평일에 전액 회사 비용 부담이었다. 나는 워크숍을 다녀오면 사기도 진작되고 조직 문화도 좋아질 줄 알았다. 그러나 그것도 결국 일은 일이었다. 물론 나름대로 의미 있는 시간이었지만, 결국 깨달았다. 조직문화는 한 두 번의 워크숍이나 회식으로 금방 좋아지는 게 아니라는 것을. 단발성 이벤트로 사기를 진작시키려는 것은 게으른 리더의 임시방편일 뿐, 일상에서 꾸준히 문화를 만들려는 노력이 더 중요하다.

둘째, 회사는 대표의 것이지 팀원의 것이 아니다. 많은 리더들이 착각한다. 왜 직원들이 주인 의식을 갖고 일하지 않느냐고. 그것은 당연하다. 그 직원이 회사를 창업하거나 지분을 소유한 게 아닌 이상. 주인 권리가 없는데 주인처럼 마음을 가지라고 말할 순 없다. 다만 그 사람의 성장과 책임을 위해 자신이 맡은 ‘프로젝트’의 주인이 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

셋째, 자율과 책임은 쌍둥이 형제이다. 많은 조직들의 병폐가 자율 없이 책임만 강요하거나 책임 없이 자율만 누리려는 것이다. 리더가 책임을 강요하려면 반드시 그에 따른 자유도 보장해야 하며, 직원 역시 자유를 누리기 위해 책임을 다하려는 문화가 형성되는 것이 가장 기본이라고 생각한다.

넷째, 누군가 시켜야 하는 것이 가장 좋지 않다. 대표는 시키는 존재가 아니라, 팀원의 내적 동기를 끄집어 내주는 사람이다. 업무를 지시하거나 검사하지 말고, 개인과 회사의 비전이 겹칠 수 있도록 조정해 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다섯째, 대표가 가장 많은 시간을 써야 하는 것은 채용과 코칭이다. 좋은 인재를 찾는 것을 업무의 1순위로 삼아야 한다. 또한 기존 인재들을 케어하고 피드백 주는 시간을 아까워하는 조직은 롱런이 힘든 것 같다.

여섯째, 조직문화가 잘 구축되면 관리비용이 줄어든다. 많은 조직이 커질수록 인사관리 체계를 구축하려고 한다. 그러나 관리 통제에 집중할수록 더 복잡한 구성원들의 관리 비용만 증대된다. 눈에 보이지 않는 그 회사만의 조직문화를 정의하고 공유하며, 거기에 맞는 사람들을 찾는 것이 관리비용을 줄이는 왕도이다.

일곱째, 야근을 안 할수록 잘된다고 믿어야 한다. 필자 역시 창업 초기이다 보니 업무량이 매우 많다. 하지만 한 가지 원칙은 분명히 갈수록 야근을 줄이고 업무효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가야 성장할 수 있다는 점이다. 고효율 고부가가치 방향으로 사업을 끌고 가기 위해서는 여유와 휴식 시간을 더 많이 확보해야 한다.

여덟째, 리더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은 ‘합리성’이라고 생각한다. 리더는 기본적으로 매 순간 실시간 의사결정을 하고 모든 상황을 판단해야 하는 존재다. 사업에 정답은 없겠지만 적어도 합리성이라는 잣대가 있어야 팀원의 신뢰도 얻고 숱한 변수들을 헤쳐 나갈 수 있는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필자가 좋아하는 말은 ‘모든 건 리더 탓’이다. 예전에 사장님을 보며 모든 건 리더 탓이라고 말했었는데, 이제 와서 내가 대표라고 그 말이 바뀔 수는 없다. 리더는 모든 권한과 정보, 책임을 쥐고 있는 존재이다. 그런 리더가 남 탓을 한다면 그것보다 바보 같은 일은 없다.

장수한 퇴사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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