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03년 9월 태풍 ‘매미’ 때 바다로 떠내려가 유실됐던 조선시대 송덕비(頌德碑ㆍ사진)가 14년 만에 다시 발견됐다.
부산 영도구는 지난 7일 동삼동 중리 바닷가에서 길이 1.45m에 폭 38㎝(무게 100㎏)인 화강암 비석을 발견했다고 11일 밝혔다. 당시 이 비석은 해변에서 장사를 하던 상인이 자갈 속에 묻혀 있던 것을 발견해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도구가 이 비석을 확인한 결과 조선 말인 1881년 왜구의 침략에 맞서 주둔했던 수군 부대인 ‘절영진’ 첨사 임익준의 공을 기리는 송덕비로 드러났다.
비석 옆면에는 ‘돈을 내려 병든 이를 도와주셨고, 곡식을 나누어 배고픈 이를 구원했네. 효의 길을 밝혀주셨고, 재앙을 막아주셨다. 한 조각 돌에 어찌 다 적으리’라고 임 첨사의 공덕이 적혀 있다. 임 첨사는 영도 봉래산과 동삼ㆍ영선ㆍ신선ㆍ청학동의 명칭을 만들고 영도의 옛이름인 절영도 주민에게 어진 정치를 펼쳤다는 기록이 전해진다.
비석은 2003년 9월 태풍 ‘매미’가 영도를 덮쳤을 때 주변 건조물 등과 함께 모두 바다로 떠내려가 유실됐다. 당시 유실된 비석은 인근 바닷가 자갈 속에 묻혀 있다가 14년이 지나면서 파도에 자갈이 씻겨 모습을 드러낸 것으로 구는 추정하고 있다.
구는 임 첨사의 송덕비를 영도여고 뒷길에 세운 3개의 비석 옆으로 옮겨 유실되지 않도록 잘 보존할 예정이다. 전혜원 기자 iamjh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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