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대표팀은 오는 8월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이란과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9차전 홈경기를 소화한 뒤 곧바로 출국해 9월 5일 우즈베키스탄과 마지막 원정 경기를 치른다.
이란은 월드컵 최종예선이나 아시안 컵에서 고비마다 한국과 격돌한 ‘악연’의 팀이다. 한국은 2014 브라질,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원정)에서 모두 이란과 한 조였는데 3번 만나 모두 졌다. 최근 전적도 4연패다.
대한축구협회는 신태용호가 이란을 상대로 그 동안 당한 굴욕을 안방에서 깨끗하게 씻고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뤄주길 바라고 있다. 또한 모처럼 구름 관중도 기대한다. 신태용(47) 감독의 축구대표팀 사령탑 데뷔전이고 올해 홈에서 열리는 마지막 A매치(대표팀 경기)라 흥행 요소는 충분하다는 계산이다.
2002년 한ㆍ일 월드컵 직후만 해도 A매치는 흥행 보증수표로 통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은 개장 경기였던 2001년 11월 크로아티아와 평가전(6만4,000명)을 시작으로 한국-독일의 2002년 한ㆍ일 월드컵 준결승(6만5,256), 그 해 브라질과 평가전(6만3,000) 이듬해 일본(6만4,704), 우루과이(6만4,000), 아르헨티나(6만2,000)와 평가전까지 6경기 연속 6만 관중을 넘겼다. 2004년 몰디브와 2006 독일 월드컵 2차 예선(6만2,441)처럼 비중이 낮은 경기는 물론 2005년 우즈벡(6만2,857)과 사우디아라비아(6만1,586), 이란(6만1,457)과 독일 월드컵 최종예선에서도 너끈히 6만을 돌파했다. 축구협회가 벌어들인 수입도 짭짤했다. A매치 입장권 가격은 보통 5만 원, 3만 원, 2만 원으로 나뉘는데, 평균 3만 원으로 잡고 6만 명이면 티켓 판매로만 18억 원을 챙긴다.
하지만 이런 열기는 시들해진 지 오래다. 2005년 이란과 아시안컵 예선(6만3,113), 2007년 네덜란드와 평가전(6만2,884), 2010년 한일전(6만2,503), 2013년 10월 브라질과 평가전(6만5,308) 등 이제 팬들은 검증된 경기에만 몰린다. 서울월드컵경기장에 6만 이상 관중이 입장한 건 총 20번인데 2013년 브라질전이 마지막이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출정식을 겸했던 튀니지와 친선경기도 5만7,000명에 불과했다.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홈 4경기 중 3경기가 이곳에서 벌어졌는데 중국전(5만1,238)만 5만을 넘겼을 뿐 시리아(3만352), 우즈벡(3만526)전은 3만 수준에 그쳤다.
축구협회는 이란전 경기 시간을 오후 8시에서 30분 늦출 계획이다. 같은 시간 중국에서 벌어지는 중국-우즈벡전과 킥오프 시간을 맞추기 위해서지만 직장인들이 퇴근 후 늦지 않게 입장할 수 있도록 편의를 고려한다는 측면도 있다. 또한 최종예선 들어 없앴던 후원사 초대권을 부활하고 입장권 가격을 할인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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