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구미를 연고지로 활동해 온 KB손해보험 스타즈배구단이 경기도 의정부로 이전을 결정하자 구미시와 지역단체, 팬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11일 구미시에 따르면 KB손해보험 배구단은 지난 4월 30일로 구미시와 연고지협약이 만료됨에 따라 모 컨설팅 업체에 연고지 이전에 대한 자료분석을 요청했다. 지난 10일에는 자유한국당 장석춘(구미을) 의원에게 오는 13일 배구단의 연고지를 옮길 것이라는 의견을 전했다. KB손해보험 배구단은 구미를 연고지로 둔 LIG손해보험 배구단을 2년 전 인수했다. 이후 2년간 계약을 끝내고 최근 연고지를 경기도 의정부로 옮기기로 했다.
KB손해보험은 보도자료를 통해 “구미 지역의 지속적인 관중 수 감소와 성적 부진으로 컨설팅을 한 결과 선수 트레이드와 연고지 이전 등의 다양한 방안이 제시됐다”고 설명했다.
연고지를 옮기는 것은 모기업 이전, 이동 거리, 스포츠마케팅 효과 등 3가지라고 한다. 선수들의 이동거리가 멀고 스포츠마케팅 효과가 낮아 구미에서 의정부로 연고지를 옮긴다는 게 배구단의 설명이다. 국내 7개 프로배구구단 중 2개 구단은 대전과 구미에 있고, 나머지는 수도권에 있다.
KB손해보험 스타즈배구단의 지난 2년간 성적도 7개 구단 중 각각 6위에 머물렀다. 수도권 소재 배구단들이 시즌 6개월 동안 1,000~2,000㎞를 이동한 것에 비해 KB손해보험 배구단은 7,800㎞를 이동해 좋은 성적을 낼 수 없었다는 것이다
이에 구미시와 구미시 체육계는 원망을 넘어 배신감을 느끼는 분위기다. LIG손해보험 배구단에 10년 동안 체육관 임대료·부대시설 사용료 등으로 연간 2억원씩, KB손해보험 배구단에 2년 동안 연간 2억5,000만원씩 지원했다. 타 구단의 자치단체 지원액은 연간 800만원 이하다.
구미시의 이 같은 지원은 동호인과 시민들에게 배구의 인기가 높았기 때문이다. 구미시 관계자는 “구미의 이런 정서를 외면한 채 경기력 향상을 위해 연고지를 이전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핑계다”라고 지적했다.
구미시와 체육회 등은 “사전에 이전할 연고지를 결정하고 형식적인 절차를 통해 의정부를 연고지로 결정한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며 “이는 43만 구미시민을 우롱하고 기만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비난했다. 이어 “구미시민이 힘을 합쳐 KB의 모든 금융상품 불매운동을 펼치고 KB가 지역사회에 발붙일 수 없도록 단계적인 추방운동까지 전개 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KB손해보험이 연고지 이전을 확정하기 위해서는 시즌 개막(오는 10월 14일) 3개월 전까지 한국배구연맹(KOVO)에 신청서를 제출해야 한다. 최종 이전은 한국배구연맹의 이사회의 승인을 받아야 가능하다.
글ㆍ사진 추종호기자 c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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