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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민 "우승하고 아들도 귀여운 지금, 사는 게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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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민 "우승하고 아들도 귀여운 지금, 사는 게 행복하다"

입력
2017.07.11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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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지와 인터뷰를 가진 문성민/사진=이호형 기자

[한국스포츠경제 정재호] 어릴 적부터 성격이 내성적이었다고 스스로를 소개하는 문성민(31ㆍ현대캐피탈)은 낯을 많이 가리는 편이다. 말수도 워낙 적어 평소에는 무뚝뚝한 부산 사나이 그 자체다. 그래도 어떻게 사투리는 안 쓴다고 하자 "평소 생활할 때는 나온다"며 수줍게 웃었다.

그런 문성민에게도 입이 귀에 걸리는 순간이 있다. 2016년 2월 태어나 17개월째 접어든 아들(문시호) 얘기를 할 때 그의 표정은 더없이 환해지고 행복해졌다. 지난 6월말 팀 숙소 겸 훈련장인 천안 캐슬 오브 스카이워커스에서 만난 문성민은 "내가 운동을 해서 그런지 굉장히 에너지가 넘친다"며 "흥이 많은 건 와이프를 닮은 것 같다. 문화센터에 같이 간 적이 있는데 흥을 내는 게 다른 아기들이랑 조금 틀린 것 같아서 보기 좋았다"고 아들 자랑을 늘어놓을 땐 영락없는 '아들 바보'였다.

프로배구 V리그 최고의 별인 문성민의 인생에서 이제 아들과 아내 박진아(34)씨를 빼놓고 행복이라는 단어를 논할 수 없다. 문성민은 "가족은 내 활력소"라고 규정하며 "시즌 때 스트레스를 많이 받곤 하는데 아내는 조금이라도 스트레스를 덜 받게 해주고자 정신적으로 많은 도움을 준다. 아들은 항상 웃으면서 반겨주니까 보면서 스스로 많이 힐링이 된다"고 말했다.

주위에서 볼 때도 문성민은 요즘 부쩍 웃음이 많아졌다. 그는 "오프 시즌 동안 가족과 같이 보내는 시간이 많다. 그러다 보니까 당연히 아기와도 자주 시간을 보낸다. 아들이 지금 조금씩 말도 하려고 하는데 그런 행동들이라든지 애교를 부리는 모습을 보면 웃음이 많아지고 저절로 행복감을 느낀다. 놀러가든지 뭘 하든지 웃을 일들이 많이 생긴다"고 했다.

집에 있을 때 아들과 얼마나 긴 시간을 놀아주느냐고 묻자 "막상 아기를 보면 힘들어서 그렇게 많이는 못 놀아준다"고 웃으면서도 최근 가족과 함께 하면서 가장 행복감을 느끼는 때는 "자주는 못 시켜 주지만 (아들이랑) 같이 목욕도 하고 그런 순간"이라고 꼽았다.

문성민은 "아들을 낳았으니까 딸도 낳았으면 좋겠다고 생각은 한다. 자녀 계획은 한 2~3명 정도? 와이프가 힘들지"라고 여느 초보 아빠처럼 2세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지인의 소개로 만나 4년을 연애하고 2015년 결혼에 골인한 3살 연상의 아내에 대해선 "고생을 많이 한다. 내가 배구에만 집중할 수 있게 뒤에서 서포트를 많이 해주는 것 같아서 그런 부분이 참 고맙고 존경한다"고 전했다.

아내와 아들을 생각하면 배구를 더 열심히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도 그럴 것이 그의 인생에서 배구가 가져다주는 행복의 만족도 또한 상당하기 때문이다.

문성민은 한국스포츠경제가 글로벌 정보분석 기업 닐슨 코리아에 의뢰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팬들을 가장 행복하게 하는 선수' 남자부 1위에 올랐다. 문성민은 "우승하고 나서 어디 나가면 일반 분들이 웃으면서 더 알아봐주신다. 우승하고 나서 사람들에게 더 행복감을 주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문성민은 "일단 즐기면서 할 수 있는 일을 직업으로 뒀기 때문에 배구를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자기 일을 즐기면서 한다는 게 쉽지 않다. 내가 하는 일에 즐거움을 느낄 수 있어 감사하다"고 강조했다.

▲ 모델을 연상시키는 자세로 걸어오는 문성민/사진=이호형 기자

승부욕이 강하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문성민이 경기장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은 역시 팀이 이겼을 때다. 문성민은 "이기고 내 플레이에 팬들이 환해해줄 때가 아무래도 힘이 많이 난다. 우리가 팬들의 기대치에 만족하는 플레이를 했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 팀이 매년 여름 1박 2일 정도로 해서 팬들과 캠프를 연다. 그런 시간을 통해 가까워지는 것 같다. 그 뒤 경기장에서 보면 한 번 인사라도 하는 계기가 돼서 좋은 것 같다"고 각별한 팬들과 행복했던 시간을 떠올리기도 했다.

배구 선수 생활을 하면서 가장 행복했던 시기는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5차전까지 가는 대접전 끝에 대한항공을 3승 2패로 꺾고 정상에 섰던 날이다. 문성민은 "우승했을 때 마지막 경기가 기억에 남는다. 현대캐피탈에 와서 첫 우승이었고 1차전 완패 후 2차전에서 지다가 역전승하는 그 과정에서 선수들끼리 단단해지는 걸 느꼈다. 시리즈를 하는 동안 모든 선수들이 잠도 못자고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많이 힘든 상태였다. 서로가 고생한 걸 알고 있기 때문에 끝나는 순간 너무 좋았었다. 생전 처음 느껴보는 감정이었다"고 회상했다.

감격적인 우승도 맛보고 아들도 얻은 요즘은 그의 31년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시절일 수밖에 없다. 문성민은 "내 삶에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지금인 것 같다"며 "지나간 과거 일에는 별로 신경을 안 쓰는 편이기도 하지만 지금 사는 게 행복하다. 배구도 우승하고 애도 귀엽다"고 미소를 지었다.

천안=정재호 기자 kemp@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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