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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 #품위녀①] '밀회'와 닮았지만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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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 #품위녀①] '밀회'와 닮았지만 다르다

입력
2017.07.11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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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위있는 그녀'가 방송 중이다. JTBC 제공
'품위있는 그녀'가 방송 중이다. JTBC 제공

단순한 불륜 이야기라고 봤다면 오산이다. '품위있는 그녀'는 상류사회의 허레허식과 내면에 자리 잡은 인간의 욕망을 직시하고 있다. 

JTBC 금토드라마 '품위있는 그녀'(극본 백미경/연출 김윤철)는 품위있는 삶을 살아왔던 재벌가의 며느리 우아진(김희선 분)과 품위있는 삶을 욕망하는 여자 박복자(김선아 분)의 이야기를 그린다. 

우아진은 이름처럼 우아한 삶은 살아온 인물. 대성펄프가의 안재석(정상훈 분)이 첫눈에 반했을 만큼 아름다운 미모로 재벌가에 입성했다. 똑똑한 딸과 엉뚱하지만 자신만을 바라보는 남편 사이에서 안정적인 삶을 영위한다. 

하지만 재벌가의 삶이 마냥 우아한 것은 아니다. 우아진은 비슷한 성향과 삶의 결을 지닌 여자들과 브런치 모임을 가지며 사교육 조직을 이룬다. 이들은 만나며 성형 이야기를 하거나 자리에 참석하지않은 누군가의 험담을 늘어놓기도 한다. 

그래도 여전히 이들의 삶은 품위있다. 자선바자회에서 수백, 수천만원짜리 물건을 하고 신인 작가의 후원을 하는 등 평범한 가정집 여자들과는 다른 일상이 펼쳐진다. 

'품위있는 그녀'는 화려한 상류층의 삶을 고스란히 담아내며 '밀회'를 연상하게 한다. '밀회'만큼 묵직하게 상류층의 허세를 그려내지 않지만 '밀회' 이상으로 인간의 욕망을 밀도있게 풀어가고 있다. 

특히 '품위있는 그녀'는 바람이라는 소재를 극의 중심에 배치한다. 가장 원초적인 욕망인 육체적인 욕망 앞에서 상류층의 남녀들이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를 풀어내며 알고보면 조금도 품위있는 사람들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박복자라는 캐릭터는 상류층만이 공유했던 권력과 욕망을 차지하기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는 모습으로 눈길을 끈다. 박복자는 상류층의 정점에 선 남자 안태동(김용건 분)을 사로잡으며 그의 주변 인물들을 끌어내리고 위로 올라간다. 

이런 지점은 '밀회'와는 선을 긋는다. 상류층 사람들만의 그릇된 욕망을 보여줬던 '밀회'와 달리 이를 선망하고 전복시키려는 박복자를 극의 전면에 내세우며 새로운 욕망의 축을 담아냈다. 그렇기 때문에 '품위있는 그녀'의 이야기는 한층 드라마틱하면서도 입체적이다. 

명희숙 기자 aud6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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