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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집 가까울수록 첫 출산 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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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집 가까울수록 첫 출산 빨라

입력
2017.07.11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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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지자체 안에 살면 1.19배

육아 부담 친정에 기대는 경향

중년 우울증 환자 22만7000명

남편의 우울감, 부인에 영향 없어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결혼한 여성이 친정과 가까운 거리에 살수록 첫째 자녀를 빨리 출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에게 육아 부담이 쏠리면서, 친정에 의존하는 현상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10일 한창근 성균관대 사회복지학과 교수팀이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보건사회연구 6월호’에 게재한 ‘친정과의 거리와 자녀출산’ 논문에 따르면, 조사 대상 신혼부부는 첫째 자녀를 낳는 시점 기준 부인의 친정과 평균 38.7km 떨어진 곳에 생활하고 있었다. 전체 신혼부부의 67.7%는 친정과 20km 미만의 거리에 신혼집을 꾸렸으며, 특히 10km 미만의 근접거리에 사는 가구가 55.6%에 달했다. 100km 이상 떨어진 지역에 신혼집을 마련한 경우는 12.9%에 불과했다. 한국노동연구원의 한국노동패널 5,000가구 중 초저출산 현상이 시작된 2000년대 이후 혼인하고 분가한 894가구가 첫째 자녀를 출산하기까지의 기간을 분석한 것이다.

친정과의 거리는 자녀 출산 시기에 영향을 미쳤다. 첫째 자녀를 출산할 때까지 걸린 기간은 평균 19.85개월인데, 친정과 동일한 광역자치단체로 살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1.19배 빨리 자녀를 출산했다. 동일한 기초자치단체에 거주하더라도 친정과의 거리가 0~50km인 신혼부부는 0~10km인 신혼부부보다 첫째를 21.9% 늦게 출산하는 등 거리가 가까울 수록 출산이 빨랐다. 연구팀은 “조부모의 황혼육아는 자녀들의 경제활동과 경력단절문제를 완화하는 데 기여하고 있지만, 비공식적 돌봄 영역으로 분류돼 정책적 관심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갱년기 우울증상이 부인에게서 남편에게 전염되지만, 남편에게서 부인에게 별로 전염되지는 않는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보건사회연구 6월호에 실린 김석선 이화여대 간호학과 교수팀의 ‘중년기 부부의 스트레스와 결혼만족도가 우울에 미치는 자기효과와 상대방효과’ 논문 내용이다. 중년부부(40~60세) 207쌍을 설문 조사했다.

부인의 스트레스가 남편의 우울에 미치는 영향(0.165)은 남편의 스트레스가 부인의 우울에 미치는 영향(0.057)보다 약 3배 높게 나타났다. 전체 우울감에 작용하는 영향력을 1로 봤을 때, 이 중 배우자의 스트레스 요소를 수치화한 것이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0.05정도는 사실상 영향이 없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상대방에게 공감을 할 때 스트레스가 교차전이 돼 정신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데, 중년 여성의 경우 남편보다 자녀를 더 중요시 여기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남편과 부인 모두 스트레스가 낮고 결혼만족도가 높을 때 자신의 우울을 낮추는 자기효과가 있었다.

조사대상 중년부부의 결혼 기간은 평균 20.49년, 자녀 수는 1.94명이었으며 결혼만족도는 남편(3.50점ㆍ5점 만점)이 부인(3.34점)보다 조금 높았다. 스트레스 지수는 남편(1.73점ㆍ5점 만점)이나 부인(1.71점)이나 큰 차이가 없었다. 우울 점수는 부인(11.50점ㆍ60점 만점)이 남편(10.71점)보다 조금 더 높은 수준이었다.

한편 지난해 40~59세 중년 우울증 환자는 22만7,479명에 달한다. 연구팀은 “중년 우울증은 적절히 치료받지 못하고 장기간 지속되면 식욕감소, 체중변화, 두통 등 신체 변화와 함께 불면, 집중력 저하, 자살사고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중년 부부의 우울증 예방을 위해 부부를 대상으로 하는 중재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김지현 기자 hyun162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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